초기 진단-치료시장 확대 전망
피검사만으로 알츠하이머를 진단할 수 있는 검사법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문턱을 넘었다. 14일(현지 시간) 글로벌 제약사인 로슈와 일라이릴리는 양사가 공동개발한 알츠하이머 혈액 진단 기기인 ‘일렉시스’가 FDA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 혈액 진단 기기가 승인을 받은 것은 올해 5월 일본 후지레비오가 개발한 ‘루미펄스’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에 승인받은 로슈의 일렉시스는 혈액 내 알츠하이머의 원인 물질로 지목되는 인산화 타우(pTau181)의 양을 측정해 진단한다. 로슈는 312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 97.9%의 음성 예측도를 달성했다. 음성 예측도는 알츠하이머가 아닐 가능성을 정확하게 구분해내는 정도로 검사의 신뢰도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다.
브래드 무어 로슈 진단사업부 북미 대표는 “알츠하이머 혈액 기반 검사를 1차 진료에 도입해 환자가 초기 단계부터 도움을 받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기존에 알츠하이머를 진단하는 방법은 뇌척수액을 추출해 원인 물질의 농도를 측정하거나, 자기공명영상(MRI) 혹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뇌를 보는 방식이었다. 비용이 비싸고 번거로워 초기 환자들에게는 검사 장벽이 높았다.
혈액검사는 증상이 의심되는 초기 환자들이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 로슈와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 제품이 승인되며 업계에서는 알츠하이머 진단 및 치료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일라이릴리가 FDA 승인을 받은 ‘키순라’와 에자이-바이오젠의 ‘레켐비’ 등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료제도 초기 환자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알츠하이머 유병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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