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통기획 시즌2’ 첫 적용해 기간 단축
서울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시의 정비사업 혁신 정책인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시즌2’가 강남 재건축의 상징인 대치동 은마아파트에 처음 적용된다. 이를 통해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2030년 착공, 2034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서울시는 13일 “대치 은마아파트를 시작으로 신통기획 시즌2를 본격 적용해 강남, 여의도, 목동, 성수 등 주요 지역의 정비사업 속도를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비기간 18.5년→12년으로 단축
‘신통기획 2.0’은 지난달 서울시가 발표한 정비사업 인허가 규제 혁신 정책으로, △절차 간소화 △협의·검증 신속화 △이주 촉진 등 3대 전략을 통해 정비사업 속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시는 이번 제도 도입으로 과거 평균 18.5년이 걸리던 정비사업 추진 기간을 12년 수준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2021년 정비지수제 폐지와 신통기획 1.0 도입, 지난해 사업성 보정계수 적용 등 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이어왔다. 이번 시즌2 도입으로 행정 절차의 전반적인 구조 개편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셈이다.
서울 강남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사업 계획 설명도. 서울시 제공
● 50층 무산됐던 은마, 규제 완화로 속도전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최고 14층, 총 4424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1990년대 후반부터 재건축 논의가 이어졌지만, 안전진단 미통과와 조합 갈등 등으로 지연돼 왔다.
2015년 주민 제안 당시 50층 아파트로 계획됐으나, 한강변 건축물 높이를 제한하는 ‘35층 룰’에 막혀 추진이 중단됐다. 그러나 2023년 해당 규제가 폐지된 이후, 올해 1월 자문 신청을 거쳐 불과 8개월 만에 정비계획이 마련됐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에는 민간 주도 정비사업 최초로 공공분양주택이 포함된다. 역세권 용적률 특례를 적용해 총 655가구를 추가 공급하는 방식이다.
역세권 용적률 특례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높고 기반시설이 우수한 지역에 법적 상한의 최대 1.2배까지 용적률을 완화해 사업성을 높이는 제도로, 완화분의 60~70%는 공공주택으로, 30~40%는 민간주택으로 공급된다.
추가 공급분 655가구 중 195가구는 다자녀 중산층 등 실수요자를 위한 공공분양주택, 227가구는 민간분양, 233가구는 공공임대로 구성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오전 재건축 정비계획 변경안이 통과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찾아 주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13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오전 재건축 정비계획 변경안이 통과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찾아 주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0.13
● “민간 주도·공공 지원”… 2031년까지 31만 가구 공급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은마아파트를 직접 방문해 주민들을 만나고 “차질 없는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서울시의 명확한 주택공급 원칙은 민간이 주도하고 공공이 적극 지원하는 것”이라며 “시민이 원하는 지역에 양질의 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해 주택시장 안정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신통기획 시즌2를 통해 2031년까지 강남구 2만5000가구를 포함해 서울 전역에 총 31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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