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치 팔면 9만원 남아” 음식점 영업이익률 역대 최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4월 25일 03시 00분


경기 침체에 재료-인건비는 급등
영업이익률 6년새 ‘반토막’ 타격
배달앱 비용도 한달 30만원 부담
경쟁 치열해져 폐업 급증할 우려

카페를 운영하던 20대 김모 씨는 가게를 연 지 1년도 안 된 지난해 7월 장사를 접었다. 카페를 찾는 손님의 발걸음이 끊기며 매출은 주는데, 우유와 달걀 가격 등이 계속 오르면서 다달이 적자가 났기 때문이다. 김 씨는 “한창 장사가 잘될 때조차 내 손안에 남는 건 매출의 절반도 안 됐다. 혼자 가게를 운영해 인건비 나갈 일이 없었는데도 이 정도”라며 한숨을 쉬었다.

지난해 음식점 사장이 100만 원어치를 팔았을 때 수중에 남는 돈이 평균 9만 원도 안 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부진으로 소비는 가라앉는데 재료비와 인건비는 고공 행진을 하며 외식 자영업자에게 역대 가장 낮은 이익률을 안긴 것이다. 이들은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의 이용에 따른 비용도 매달 30만 원씩 부담하고 있었다.

24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24년 외식업체 경영실태 조사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을 하는 자영업자가 낸 평균 영업이익률은 매출액의 8.9%로 집계됐다. 1년 전(11.6%)보다 3%포인트가량 뒷걸음질한 것으로, 음식 장사로 100만 원의 매출을 올리면 그중 8만9000원만 남는다는 의미다. 이는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2018년 이후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8년(17.8%)과 비교해 보면 6년 새 반 토막이 났다.

음식점 사장님들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11.4%까지 떨어졌다가 2020년에는 다시 15.0%로 올라섰다. 하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지난해엔 처음으로 한 자릿수대까지 떨어졌다. 누적된 고금리, 고물가에 내수가 침체하고 소비가 뒷걸음질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고공 행진하는 식품 가격과 인건비도 외식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키웠다. 외식 자영업자들이 식재료를 구매하는 데 쓰는 비용은 2023년 월평균 345만5000원에서 지난해 385만9000원으로 11.7% 급등했다. 이상기후에 농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뛴 데다 원재료값 하락기에도 식품기업들이 가격을 올려 자영업자들의 식재료비 지출을 끌어올렸다. 이에 외식 자영업자가 올린 매출에서 식재료 및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율(69.8%)도 지난해 70%에 육박해 역대 가장 높았다. 외식업계의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자영업자들이 매달 배달 애플리케이션 이용에 들이는 돈도 평균 30만 원이 넘었다.

올 들어서도 1분기(1∼3월) 한국 경제가 역성장(―0.2%)하는 등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이라 가장 약한 고리로 꼽히는 자영업자의 경영난은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1000만 명에 육박하는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의 은퇴가 본격화하는 점도 변수다. 퇴직한 2차 베이비부머가 속속 자영업에 뛰어들면서 당분간은 자영업 경쟁을 더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60세 이상 자영업자는 2023년 처음으로 200만 명을 돌파한 바 있다.

경영상 애로사항을 묻는 농경연의 설문 조사(중복 응답 가능)에서도 86.5%는 ‘경쟁 심화’를 꼽아 ‘식재료비 상승’(92.3%)에 이어 응답률이 두 번째로 높았다. 폐업을 신고한 자영업자 수는 2023년 기준 98만6000명으로 역대 가장 많았는데, 지난해와 올해는 이 수가 더 불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정부 역시 추가경정예산안을 통해 소상공인의 공과금, 보험료를 지원하고 전통시장 사용액 일부를 돌려주는 등 위기에 빠진 자영업자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음식점 영업이익률#외식업체 경영실태#매출액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2

추천 많은 댓글

  • 2025-04-25 09:05:05

    문재인 5년 동안 최저임금 대폭인상으로 숨쉬기조차 힘든데, 윤석열정부는 5인 미만 가게에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하겠다고 했다. 대법원에서는 5인 미만 가게에도 장애인접근편의시설을 갖추어야한다는 판결을 내놓았다. 이제는 키오스크 조차도 장애인용 키오스크로 교체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물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왜 이 나라는 소상공인들을 못죽여서 안달일까? 자영업자들이 할 말은 이 말 뿐인것 같다. "차라리 내를 쥑이라!"

  • 2025-04-25 07:06:01

    냉면하나에 16000 소주 7000 씩 받는 냉면집 같은데 애기 좀 해봐라 이런 곳은 세무조사 꼭 해라 !!!!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