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은 총리-EU 무역수장 美 가는데… 韓 이제야 차관보 첫 방미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18일 03시 00분


[흔들리는 수출산업]
EU 집행위원, 첫 방미 협상 나서
호주 총리는 트럼프와 관세 통화
한국, 장관급 회담 일정도 못잡아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호관세’ 등에 대한 미국 측과의 협의 계획에 대해 말하고 있다. 뉴스1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호관세’ 등에 대한 미국 측과의 협의 계획에 대해 말하고 있다. 뉴스1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가 17일 나흘간의 방미 일정을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정부 고위 통상 당국자가 미국을 찾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1기보다 2기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전쟁 속도는 더 빠르고 수위도 강력해 더 빠른 대응이 필요하지만 국정 리더십 공백으로 한국이 미국발(發) 통상 전쟁 대응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박 차관보는 이날 워싱턴으로 출발해 현지에서 미국 행정부와 의회 주요 인사들을 면담한다. 박 차관보는 미국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 등의 고위 당국자를 만나 미국의 상호 관세와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조치 등 대미 통상 현안에 대한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어 박 차관보는 방미 기간 미국 주요 싱크탱크 및 이해관계자를 만나 미국 정부 정책의 동향을 파악하고 공조 가능한 방안도 모색할 예정이다. 박 차관보는 “최근 미국 정부의 잇따른 무역·통상 조치 발표로 인해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의 이익 보호를 위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취임 한 달 동안 쉬지 않고 통상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각국의 대응은 빨라지고 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담당 집행위원은 17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지명자,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 등과 회동한다. 장관급인 EU 집행위원이 미국을 찾아 협상에 나서는 건 트럼프 행정부 들어 처음이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10일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주 총리와 통화한 후 “호주는 (미국산) 비행기를 많이 사고, 미국은 호주에 무역수지 흑자를 보고 있다”며 호주의 관세 면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일본과 인도는 정상회담을 이미 마치고 관세 협상에도 돌입한 상태다.

반면 한미 양국 간 장관급 회담은 여전히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출범 당시에도 한국은 탄핵 정국이 이어졌지만 한국 산업부 장관과 미국 상무장관의 회담은 3월 초에 이뤄진 바 있다. 박 차관보는 이번 방문에서 안덕근 산업부 장관의 방미 일정 조율에도 나설 예정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의 관심을 끌지 않고 최대한 ‘시간 끌기’ 전략을 펼치며 트럼프 정부에 대한 정보를 축적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전했다. 김흥종 고려대 국제대학원 특임교수는 “다른 나라가 어떻게 대응하고 무엇을 얻어내는지 자세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2기#한국#일본#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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