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자 10명 중 7명은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 청약 시장에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당첨 시 수억 원 대 시세 차익을 노리는 수요 위주로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 인포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서울 아파트 1순위 청약자 60만3481명 중 강남 3구 청약자는 42만8416명(71.0%)으로 집계됐다. 2023년 1순위 청약자 27만5141명 중 강남 3구에 청약한 사람이 2만5783명(9.4%)인 점을 고려하면 강남 3구 쏠림 현상이 두드러진 것이다.
먼저 강남3구 내 분양 단지가 늘어난 영향이 컸다. 2023년 강남권 분양 단지는 송파구 문정동 힐스테이트 e편한문정 1곳이었지만 지난해엔 강남구 청담동 ‘청담르엘’,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펜타스’ 등 8곳이었다. 일반공급 물량은 2023년 169채에서 지난해 1480채로 8배 넘게 늘었다. 청약에 신청했더라도 당첨되지 않으면 다른 단지에 지원할 수 있어 청약자 수는 중복 계산된다.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서 청약 당첨 시 수억 원 대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는 점도 지원율을 높였다. 지난해 7월 말 분양한 래미안 원펜타스 전용 84㎡ 분양가(최고가 기준)는 23억3300만 원이었다. 바로 옆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동일 평형이 43억 원에 거래돼 당첨 시 20억 원 안팎의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때문에 강남3구 내 1순위 평균 경쟁률은 2023년 152.56 대 1에서 2024년 289.47 대 1로 더 치열해졌다.
하지만 지방 분양시장에서는 정반대 분위기다. 지난해 11월 기준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후 미분양 주택은 1만8644채로 2020년 7월 이후 4년 4개월만에 가장 많았다.
일찌감치 ‘로또 청약’ 당첨을 포기하며 청약 통장을 해지하는 사람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전체 청약통장 가입자는 2021년 말 2837만 명에서 △2022년 2789만 명 △2023년 2704만 명 △2024년 2649만 명으로 감소세다. 2022년 이후 2024년까지 3년간 청약통장 가입자는 약 189만 명(6.7%) 줄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출 규제 등으로 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내다보기 어려워지면서 가격 경쟁력이 있는 분양가 상한제 단지로 청약 수요가 몰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