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19년전 ‘디자인 선언’한 밀라노… 삼성, 가전작품 전시회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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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가본 ‘밀라노 디자인위크’
삼성 “사용자와 공감이 진정한 혁신”… 비스포크 표면, 전시장 벽면과 융합
LG, ‘정교함의 미학’ 주제로 전시회… 시그니처 쇼룸에 4000개 종이작품
기아는 예술가와 협업해 단독 전시

15일(현지 시간) ‘밀라노 디자인위크’ 개막을 하루 앞두고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에서 삼성전자가 장외 
전시장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현지 디자이너와 협업한 비스포크 시리즈를 선보였다. 삼성전자 제공
15일(현지 시간) ‘밀라노 디자인위크’ 개막을 하루 앞두고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에서 삼성전자가 장외 전시장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현지 디자이너와 협업한 비스포크 시리즈를 선보였다. 삼성전자 제공
세계 최대 디자인·가구 박람회 ‘밀라노 디자인위크(MDW) 2024’ 개막을 하루 앞둔 15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 곳곳에는 각 기업의 ‘푸오리 살로네’(장외 전시·본전시장 외에 밀라노 전역에서 업체별로 개별 진행하는 전시)를 알리는 현수막과 디스플레이 광고판이 걸렸다. MDW 2024 분위기를 예열하는 장외 전시는 가전제품을 실내 디자인이자 예술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유럽 소비 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한다.

이날 레오나르도 다빈치 국립과학기술박물관에 마련된 삼성전자의 장외 전시는 가전 전시장이 아닌 미술관을 방불케 했다. 가전제품들이 아닌 형형색색의 미디어 아트가 입구부터 관람객을 맞았다. 장외 전시의 주제는 ‘공존의 미래’로 다양한 미디어 아트와 오브제로 ‘본질, 혁신, 조화’ 등 삼성전자의 새로운 3가지 디자인 철학을 담았다. 밀라노는 앞서 2005년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이 “애니콜을 제외하고 삼성의 디자인 경쟁력은 1.5류”라며 “차세대 핵심 전략은 바로 디자인”이라 밝혔던 ‘디자인 선언’이 있었던 곳이다.

이날 전시장을 찾은 노태문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장(사장)은 “사용자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기술 혁신과 동반됐을 때 비로소 의미 있는 혁신 경험을 만들어 내고 새로운 가능성을 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디자인을 통해 전 세계의 고객들이 삼성 제품에서 더욱 의미 있고 가치 있는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외 전시에서 비스포크 제품들은 배경 벽면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형태로 전시됐다. 유럽 가전 시장은 인테리어의 조화를 중시하는 소비자 선호에 맞춰 빌트인이 중심이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프리미엄 소재 브랜드인 무티나와 알피의 장인들과 협업해 비스포크 냉장고, 에어드레서, 더 프레임 등 제품들의 표면을 세라믹, 목재 벽면과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마감했다. 최은혜 삼성전자 디자인경영센터 프로는 “이번에 협업한 브랜드들은 삼성의 디자인 철학과 마찬가지로 ‘본질’에 집중하는 특성을 가졌다. 다른 현지 브랜드들과도 다양하게 협업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15일(현지 시간) ‘밀라노 디자인위크’ 개막을 하루 앞두고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에서 LG전자가 장외 
전시장을 공개했다. LG전자의 쇼룸에서는 밀라노 출신 장인의 
종이접기 작품 4000개가 방문객을 맞았다. LG전자 제공
15일(현지 시간) ‘밀라노 디자인위크’ 개막을 하루 앞두고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에서 LG전자가 장외 전시장을 공개했다. LG전자의 쇼룸에서는 밀라노 출신 장인의 종이접기 작품 4000개가 방문객을 맞았다. LG전자 제공
이날 밀라노 카부르 광장 인근 LG전자의 장외 전시관인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쇼룸’에서는 진입로 천장을 가득 채운 4000개의 종이접기 작품이 방문객들을 맞았다. 밀라노 출신의 종이접기 장인인 루이사 오노프리가 이번 전시의 콘셉트인 ‘정교함의 미학’에 맞춰 선보인 작품이다. 전시관 한쪽에는 정교함의 상징인 몽블랑 시계 제작자들의 도구 세트가 전시돼 있었다. 성재욱 LG전자 키친솔루션해외영업팀장은 “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온도 제어의 정밀함이다. 이를 반영해 이번 전시 콘셉트를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이날 장외 전시에서 세계적인 가구 디자이너이자 건축가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와 협업한 ‘언더카운터 모듈형 냉장고’를 처음 공개했다. 거실용 음료 냉장고에 표면을 손수 나무로 세공하고 암녹색 칠을 한 제품으로 한 대당 1500만 원을 호가하는 ‘작품’이다. 현지 건축디자인그룹 M2 아틀리에가 디자인한 와인캐빈과 네덜란드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모오이와 협업한 에어로퍼니처(테이블형 공기청정기) 또한 유럽 시장을 겨냥한 프리미엄 인테리어 가전이다.

지난해 처음 MDW에 참여했던 기아는 장외 전시로 밀라노 중심부에 있는 갤러리 ‘무세오 델라 페르마넨테’에서 단독으로 상시 전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시장은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4명의 예술가와 협업해 ‘경계를 허무는 용기와 조화로움을 표현한 로비’ 등 총 5개의 공간으로 구성했다. 기아는 이번 전시를 통해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전시장에선 카림 하비브 기아 글로벌디자인담당(부사장)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의 저명인사가 매일 저녁 포럼을 열고 고객들과 소통에 나설 예정이다.


밀라노=곽도영 기자 now@donga.com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밀라노 디자인위크#삼성전자#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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