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골프장 매각 등 자구안… 산은 “채권단 동의 매우 어려워”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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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영 “무너지면 협력사 등 고통”
1조6000억 규모… 핵심 빠져 논란
11일 워크아웃 부결 가능성 높아져
태영측 “오너 사재출연 방법 찾겠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문제 등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채권자 등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주)태영건설 채권자 설명회 참석을 위해 안내를 받고 있다. 2024.1.3/뉴스1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문제 등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한 태영건설의 채권자 등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주)태영건설 채권자 설명회 참석을 위해 안내를 받고 있다. 2024.1.3/뉴스1
태영그룹이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신청을 위해 자회사 블루원과 에코비트 매각 등을 통해 총 1조5000억∼1조6000억 원가량을 마련하는 자구안을 내놓았다. 윤세영 TY홀딩스 창업회장이 채권단 설명회에 직접 나왔지만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과 SBS 지분 매각 등 실질적 방안들은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석훈 KDB산업은행 회장은 “주채권은행으로서 대단히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산업은행은 3일 서울 영등포구 본점에서 채권단 600여 곳을 대상으로 채권단 설명회를 개최했다.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 원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지분 50% 매각 △골프장 3곳 등을 보유한 블루원 지분 매각 혹은 담보 제공 △평택싸이로 지분 62.5% 담보 제공 등 4가지 자구안을 내놓았다. 윤 창업회장은 “태영이 이대로 무너지면 협력업체와 수분양자를 고통으로 몰아넣고, 국가 경제에 치명상을 입힐까 두렵다”면서 “여러분이 믿고 도와주신다면 뼈를 깎는 노력으로 태영건설을 살리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윤 회장은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SBS 지분 매각 가능성을 묻는 채권단 질문이 2차례 나왔지만 태영 측은 “법적 제약 조건이 많다”고 밝혔다. 오너가 사재 출연에 대해서는 “추가로 할 수 있는 부분을 찾겠다”며 조심스럽게 답했다.

채권단 반응은 냉랭하다. 강 회장은 이날 설명회 직후 “(태영 측이 제대로 된) 자구안을 제출하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만 하는 걸로는 상식적으로 ‘채권단 75% 동의’(워크아웃 개시 기준)를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에 11일 채권자 협의회에서 워크아웃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태영건설#워크아웃#골프장 매각#자구안#산업은행#채권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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