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시대 개막의 열쇠, 일류경제 도시 대전[기고/이장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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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대전시장
이장우 대전시장
대한민국은 여전히 분단국가다. 우리 내 서울을 위시한 수도권과 지방의 분단에 관한 이야기다. 경기 성남시 판교, 용인시 기흥 라인은 취업 남방한계선으로 일컬어진다.

고도 성장기 국가 정책은 곧 서울, 수도권 성장정책이었다. 우리는 발전하는 서울과 세계 대도시를 비교하며 선진국을 꿈꿨다. 집중 성장 패러다임이 힘을 잃었지만, 수도권 위상은 되레 굳건해졌다. 부의 총생산량은 2010년 비수도권이 수도권보다 1.4% 높았다. 2021년, 수도권이 5.6% 더 높아졌다. 작년 기준 우리나라 100대 기업 본사 중 86%, 국내 총인구의 50.5%가 수도권에 있다.

전국 228개 지자체 중 118개가 소멸 위험 지역, 51개는 고위험 지역이다. 저출생, 초고령화,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출이 이어지며 철강도시 경북 포항의 인구마저 올해 50만 명 선이 무너졌다. 이는 국가 경쟁력의 근간인 수출 제조업 붕괴를 상징한다. 지방의 위기가 국가 위기가 된 지 오래다.

정부마다 해법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권한을 중앙이 움켜쥔 채 외치는 지방분권은 공허할 따름이었다. 윤석열 정부는 지방시대를 국정과제로 삼았다. 누적된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과감한 권한 이양을 추진하고 지방 주도 상향식 정책 방식을 채택해 새 희망을 본다.

9월 발표된 ‘지방시대 비전과 전략’은 일자리, 교육, 정주 환경, 문화관광자원을 지방시대 성공 키워드로 짚었다. 기회 발전, 교육 자유, 도심 융합, 문화특구 조성이 골자다. 기업의 지방 이전 촉진과 일자리 창출, 교육 여건 개선, 청년 선호 직주락 거점 개발, 특색 있는 문화관광자원 개발 등이 지역 주도로 추진된다.

이는 대전에 큰 기회다. 대전은 세계지식재산기구(WIPO)의 2022년 글로벌 혁신지수 중 과학기술 집약도 세계 3위, 아시아 1위 도시다. 다만, 서비스업 비중이 78%에 달해 대전의 강점인 연구개발(R&D) 성과를 경제 창출로 연결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현재 4대 전략산업(나노·반도체, 바이오헬스, 우주항공, 국방)을 집중 육성하고 R&D 성과를 기업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제2시립미술관, 베이스볼드림파크 등 문화체육 인프라도 대거 확충한다. 방문객 110만 명, 1739억 원의 경제 성과를 거둔 대전 0시 축제는 문화 역량을 종합할 문화관광 콘텐츠로 육성해 나간다. 100만 ㎡로 대폭 확대된 그린벨트 해제권 등 지방 이양 권한들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마침 ‘2023년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를 11월 1일부터 3일까지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한다. 정부와 17개 시도가 지방시대 성공을 위한 노력과 의지를 국민에게 알리는 자리다. 대전도 4대 핵심전략산업과 대전 0시 축제 등 다양한 지역 주도 정책을 공유한다. 정부와 지방이 동등한 정책 파트너로 비전을 구체화하고 많은 국민이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될 것이다.

파격적 권한과 자율을 가진 지역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해 서울보다 잘사는 지방이 단 하나라도 나오는 것. 그것을 진정한 지방시대를 여는 열쇠로 본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방시대의 문을 활짝 열어젖힐 일류 경제도시 대전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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