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체인저’ 암모니아 연료시장 내년 열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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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용 엔진 내년 상반기 상용화”
암모니아 추진船 발주 이어질 듯
탄소배출 없고 저장성 좋아 각광
車-항공 등 다른 업계 확산 전망

만에너지솔루션즈가 최근 연소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한 2스트로크 암모니아 엔진의 모습. 만에너지솔루션즈 제공
만에너지솔루션즈가 최근 연소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발표한 2스트로크 암모니아 엔진의 모습. 만에너지솔루션즈 제공
“대형 선박용 암모니아 엔진 개발이 내년 상반기(1∼6월)에 마무리됩니다.”

우베 라우버 만에너지솔루션즈 최고경영자(CEO·사진)는 13일 서울 종로구의 한 공유오피스에서 본보와 만나 내년 암모니아 주기엔진의 상용화 계획을 전했다. 독일의 만에너지솔루션즈는 선박용 대형 추진엔진 분야 글로벌 1위 개발사다. 라우버 CEO는 출시 전 막바지 준비 단계인 암모니아 엔진의 연소 테스트를 최근 끝냈다고 했다.

선박 엔진 개발로 대체연료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불리는 암모니아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유통되면 해운업계뿐만 아니라 자동차, 항공 등 다른 업계에도 파급 효과가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암모니아는 액화온도가 영하 33도로 수소(영하 252.7도)보다 높다. 상대적으로 다루기가 쉬워 수소의 저장·운송체(캐리어)로서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 암모니아 추진선 내년 첫 발주 전망
이달 3∼7일 국제해사기구(IMO)는 제80차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에서 해운분야 ‘2050 넷제로’를 선언했다. 향후 27년 안에 바닷길에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선박용 대체 연료를 찾기 위한 해운업계의 움직임도 빨라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암모니아는 무(無)탄소 동력원으로서 액화천연가스(LNG), 메탄올 등과 함께 탈탄소를 위한 핵심 대체 연료로 꼽혀왔다. 다만 독성을 띠고 있는 데다 발화점이 650도로 높아 별도의 착화 연료가 필요하다는 기술적 과제도 있었다.

만에너지솔루션즈는 최근 대형 선박용 암모니아 엔진(2스트로크) 시험 운전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내년 상반기면 암모니아 연료를 쓰는 선박 발주도 나올 것이란 게 업계 예상이다. 한발 앞선 메탄올 추진선의 첫 발주는 2021년에 나왔다.

27개국으로 구성된 비영리단체인 국제내연기관협회(CIMAC)가 올해 총회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메탄올(37%)과 암모니아(34%)가 대체 연료로 가장 큰 기대를 얻고 있었다. 라우버 CEO는 “넷제로를 달성해야 하는 2050년은 머지않은 미래”라며 “파트너사들이 탈탄소를 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만에너지솔루션즈의 친환경 엔진 매출 비중은 1년 전 40%에서 현재 65%까지 올랐다고 한다.

● 수소 운반체로서도 주목
해운업계에서 상용화 첫발을 뗀 암모니아는 수소연료전지를 활용하는 상용차와 도심항공교통(UAM) 등 수소 모빌리티로 활용도를 넓혀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미국 스타트업 아모지는 지난해 100kW(킬로와트)급 트랙터에 자체 개발한 암모니아 기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적용하는 실증 테스트를 마쳤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이 회사에 3000만 달러(약 380억 원)를 투자했다. 아모지는 트럭, 선박 등 대형 운송 수단에 이 시스템을 탑재하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 이호중 한국자동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암모니아는 해로운 부산물 없이 수소로 탈바꿈할 수 있어 다양한 수소 모빌리티의 출현에 기여할 잠재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수소 운반체로서의 역할도 주목된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로의 전환을 위해 2050년까지 700만 t의 수소 생산체계를 마련하겠다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호주, 중동, 동남아, 북미 등에서 확보한 그린 및 블루수소를 암모니아 형태로 운송한 뒤 다시 수소로 전환해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 원장은 “보통 대체연료는 자동차에서 항공기로 넘어가는 수순을 밟는데 암모니아에서만큼은 선박에서 시작됐다”며 “기술력이나 경제성 등을 두고 다른 수소 모빌리티, 산업으로의 확산 가능성을 바닷길에서 먼저 점쳐보는 단계”라고 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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