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日 증시 방향, 8월 중순 이후 윤곽 나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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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남중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
문남중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
올해 5월 이후 일본 증시가 주목받고 있다. 닛케이평균주가가 2021년 9월 이후 20개월 만에 30,000엔 선을 돌파한 것으로, 6월 현재 34,000엔 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일본 증시의 강세 배경에는 △1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의 예상외 호조 △엔화 약세(달러당 125엔 상회)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 △일본은행(BOJ)의 현 통화정책 기조 유지가 있다.

1분기 GDP 성장률 잠정치는 전 분기 대비 0.4%로 예상치(0.1%)와 지난해 4분기(10∼12월·0.0%)를 상회하며, 지난해 2분기(4∼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부 항목을 살펴보면 민간소비와 민간투자가 각각 전 분기 대비 0.6%, 0.9% 증가하며 성장을 견인했다. 타 선진국 경제의 불확실한 성장 경로 전망과 달리 일본 경제는 점진적인 회복 경로를 유지하고 있는 점을 확인시켜 줬다. 이에 따라 은행 위기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노출된 미국과 유럽에 비해 경제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본에 대한 선호가 올해 5월 들어 자금 유입으로 연결되는 상황이다.

현 일본 증시의 강세가 연속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두 가지 선결 조건이 필요하다. 우선 경제 성장의 연속성 확인이 필요하다. 4월 BOJ 통화정책에서 올해 실질 GDP 성장률은 1.4%(이하 전년 동기 대비)로 1월(1.7%) 대비 하향 조정하고 소비자물가(신선식품 제외) 상승률은 1.8%로 이전(1.6%) 대비 상향 조정했다. 민간소비 전망 하향과 임금 인상률 상승이 성장과 물가 전망치 조정의 주요 배경으로 올해는 경제 성장의 하방 위험이 잔존한다. 1분기 GDP 예상외 호조의 바탕에 민간소비가 주축이었던 만큼 8월 중순 발표되는 2분기 GDP 결과치가 민간소비 중심의 성장을 재확인시켜 준다면 남아 있는 하반기 성장 경로의 불확실성을 낮출 것이다.

둘째, BOJ 통화정책 불확실성 해소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4월 BOJ 통화정책회의는 섣부른 긴축은 물가 목표치(2%) 달성에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내비쳤지만, 대규모 금융 완화에 대해서는 유효성과 부작용 등 다각적인 검증에 착수한다고 밝혀 피벗(pivot·통화정책 방향 전환)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또 포워드가이던스는 ‘장단기 금리 수준을 현재 또는 이를 하회하는 수준에서 움직이도록 운영한다’는 문구를 삭제해 올해 하반기 현 통화정책의 부작용 완화를 위한 YCC(수익률곡선관리) 변동폭 수정 등 미세조정 시행 가능성을 높였다. YCC 변동폭은 금융시장이 예상하는 장기금리의 적정 수준이 일본은행의 변동 허용폭 이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될 때까지 수정을 반복할 것이다.

이로 인해 2분기 GDP 발표 시점인 8월 중순 이후 BOJ 정책 수정이 예상되는 3분기(7∼9월)가 되어야 일본 증시가 과거 잃어버린 33년을 되찾을 수 있을지에 대한 윤곽이 그려지고 추세를 가지고 움직일 수 있는 시점이 될 것이다. 닛케이평균주가는 5월 이후 약 한 달 반 동안 17% 가까이 오르며 상승폭이 컸던 만큼 단기 과열을 정당화하는 검증의 시간을 맞이할 수밖에 없어 전술적으로 비중 축소 기회로 삼아야 한다. 닛케이평균주가는 2021년 2월, 2021년 9월 30,000엔 선 안착에 실패한 이후 각각 6개월, 20개월 동안 하락했다. 이를 감안하면 8월 중순 이후 닛케이평균주가가 30,000엔 선 안착에 성공하는지 확인한 후 추세 대응을 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문남중 대신증권 수석연구위원
#日 증시#gdp 성장률 잠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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