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국에 ‘구제역 긴급 백신’ 접종 실시…방역 조치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5월 17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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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제역 발생현황 및 방역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3.5.17 (세종=뉴스1)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제역 발생현황 및 방역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2023.5.17 (세종=뉴스1) 
정부가 충북 청주시 한우농장에서 발생한 구제역 전파를 막기 위해 전국 우제류(소·돼지·염소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 농장에 대해 긴급 백신접종을 실시하고 2주간 이동 중지와 함께 가축시장을 폐쇄하는 등 방역조치를 강화한다.

한우농장에 이어 염소농장에서도 구제역 발생이 확인돼 방역 당국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국내 염소농장에서 구제역이 확인된 것은 2011년 1월 이후 12년 만이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 10일 청주 한우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뒤 이날 오전까지 청주와 증평균 소재 한우농장 9곳과 염소농장 1곳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소는 1100여 마리로 전체 사육 두수의 0.03% 수준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조사에 따르면 이번 구제역 바이러스는 동남아 지역에서 온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 라오스, 베트남 등 지역 바이러스와 유전정보가 98.9%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에서 사용 중인 구제역 백신으로 방어가 가능하다. 구제역이 발생한 농장 10곳은 백신접종 미흡 등으로 항체 형성이 잘 되지 않은 개체를 중심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이번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해 기준 백신 항체 양성률은 소의 경우 98.2%로 높게 유지되고 있어 전국 확산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바이러스 잠복기가 최대 2주에 이르고 추가 접종에 따른 항체형성 소요 기간 2주를 고려하면 산발적인 추가 발생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제역 발생현황 및 방역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2023.5.17 (세종=뉴스1)
김인중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1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제역 발생현황 및 방역강화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2023.5.17 (세종=뉴스1)

농식품부는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20일까지 전국 우제류 농가에 긴급 백신접종을 실시할 계획이다. 구제역이 퍼진 청주와 증평을 비롯해 충북 보은, 괴산, 진천, 음성, 충남 천안, 대전, 세종 등 인근 7개 시군 농가는 17일까지 접종을 완료했다.

지자체는 농가에 백신을 공급하고 자가접종이 어려운 고령, 소규모 농가(50두 미만)는 수의사를 보내 백신을 접종한다. 50두 이상 대규모 농가는 자체 접종을 실시한다.

청주, 증평과 인근 7개 시군은 항체형성 기간을 고려해 30일까지 2주간 소 이동을 제한하고, 해당 지역 가축시장도 폐쇄한다. 농장과 주변 도로에 광역방제기와 방역차 등 69대를 총 동원해 집중 소독을 벌인다.

또한 시군별 긴급 접종 확인반을 구성해 운영하고, 백신 항체 양성률 모니터링 검사도 강화한다. 이 기간 백신접종을 하지 않은 농가에 대해서는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한다. 미접종 농가에서 구제역이 발생하면 살처분 보상금을 일체 지급하지 않을 방침이다.
세종=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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