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업계에 위기감이 돌고 있다. 핵심 수익 지표로 꼽히는 정제마진 가격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띠고 있어서다. 아직 버틸 수 있다는 분위기이지만 향후 전망은 ‘불확실성’ 자체다.
통상 정제마진 손익분기점은 4~5달러 선으로 본다. 현재는 정제마진이 2달러까지 떨어져 공장을 돌릴수록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정유업계는 정제마진 변화를 예의 주시하는 한편 대응책 마련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7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 1분기 실적으로 매출 19조1429억원, 영업이익 375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7.7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7.26% 감소했다.
석유 사업의 경우 1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11조6069억원, 영업이익 274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9.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81.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하락 완화에 따른 재고관련 손실 축소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보다 영업이익은 936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전년 동기 1조5067억원 대비 큰 폭 감소한 실적이다.
에쓰오일도 비슷한 상황이다. 올 1분기 실적으로 매출액 9조776억원, 영업이익 515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2.3%, 61.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 부문의 경우 7조2767억원의 매출액과 290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동기 1조2022억원 대비 75.82% 줄었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SK이노베이션이나 에쓰오일과 비슷한 실적을 달성했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의 경우 정제마진이 고공 행진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보였지만 올해는 큰 폭 실적 하락을 맞을 수 있다.
정유업계에선 국제 유가는 치솟는데 반해 정제마진이 하락하고 있는 것을 정유업계 실적의 위기 요인으로 꼽는다. 정제를 끝낸 제품과 원유 등 원료비 차이가 클수록 수익이 많이 나는데 지금은 정반대 상황이다.
때문에 정유업계는 올 2분기에도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는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정유사들이 비축해놓은 제품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지만 올해는 정제마진이 2달러 수준까지 떨어졌고, 석유제품 수요도 급감해 2분기 실적도 장담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산 석유제품 수출 및 생산 감소로 정제마진 반등을 기대했지만 중동과 남미, 아프리카 등으로 우회 수출이 이뤄지며 제재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경기침체로 수요가 위축돼 정유업 시황은 연초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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