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발판 삼아 한 계단씩… 혁신 기술로 미래시장 선점

  • 동아일보

포스코, 바다 매립한 ‘동호안’ 부지 개발 추진
한화솔루션, 성장 중인 북미 태양광 시장 공략
현대차, 글로벌 ‘톱3’ 목표로 전기차에 24조 투자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해 혁신 성장에 몰두하고 있다.

한국 경제는 현재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수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고금리와 고물가 등의 복합 위기를 겪고 있다.

11일 국제통화기구(IMF)에서도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7월부터 4차례 연속 낮춘 1.5%로 전망했다.

시계 제로(0)의 경영 환경 속에서 주저앉지 않으려면 경쟁사들이 넘볼 수 없는 ‘초격차’ 혁신 기술력을 길러내거나 회사의 새로운 동력이 될 만한 신사업을 발굴해내야 한다는 절실함이 기업들 사이에 퍼져 있는 것이다.

보통의 대다수는 경기 침체 위기 속에서 버티기에만 급급할 때 한 발이라도 더 내딛기 위해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혁신 성장을 위한 과감한 투자 전략을 계획 중이다. 남들이 투자를 망설이는 지금 미리 씨앗을 뿌려놓고 인고의 시간을 버틴 뒤 향후 먼저 과실을 따 먹겠다는 전략이다.

대표적으로 포스코는 전남 광양제철소 부지 침식을 위해 바다를 매립해 만들어진 ‘동호안(東護岸) 부지’에 향후 10년간 약 4조4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포스코가 동호안을 추가 개발하게 되면 생산 유발 효과가 연간 약 3조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연간 약 1조3000억 원, 취업 유발 효과가 약 9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다만 동호안은 현행법상 규제 문제 때문에 제철 산업 이외의 다른 산업의 투자가 막혀 있다. 포스코 측은 투자를 막는 이러한 규제를 손봐야 한다는 의견을 정부 측에 전달해놓은 상태다.

한화솔루션의 경우에는 매년 20%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북미 태양광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내년까지 3조20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미국 태양광 에너지 산업 사상 최대 규모다. 단일 기업이 북미 지역에 태양광 핵심 밸류체인별 생산 라인을 모두 갖춘 것은 한화솔루션이 처음이다.

또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의 제약회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의 미국 시러큐스 공장 인수를 지난해 12월 완료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생산에 돌입했다. 여기서 일하던 BMS 임직원 99.2%도 승계했다. 이러한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글로벌 ‘톱 10’ 바이오 위탁 개발 생산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품고 있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혁신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대표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그룹의 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 3사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만 24조 원을 투자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 ‘톱 3’ 업체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지니고 있다. 2030년에 31종의 전기차 차종을 내놔 전 세계 시장서 순수 전기차 364만 대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다.

더불어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 개발에 열중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퀄컴과 손잡고 고속도로에서의 자율주행 수준인 ‘레벨3’의 자율주행 통합제어기 개발에 나섰다. 지난해 12월에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오토피아와의 협력을 선언한 뒤 레벨4 이상의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에 활용되는 원격 지원 솔루션을 함께 연구하고 있다.

수소차 관련해서 SK에너지는 이달 초 울산 남구 상개동에 국내 최초의 대형 화물차용 수소 충전소인 ‘울산상개 SK수소충전소’를 마련했다.

롯데그룹에서는 롯데정보통신의 자회사인 ‘이브이시스’가 완속부터 시작해 초급속 충전까지 이르는 전기차 충전기 모든 제품군에 대해 유럽의 CE 인증을 획득했다. 롯데정보통신과 롯데건설은 영국의 도심항공교통(UAM) 인프라 전문 기업인 ‘스카이포츠’와 손을 맞잡고 국내에 ‘수직 이창륙장(버티포트)’ 사업을 추진 중이다.

불확실성이 큰 상황 속에서도 미래 먹거리가 될 신사업에 과감히 투자하는 기업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SK㈜와 SK이노베이션이다. 두 기업은 차세대 소형 모듈원자로(SMR) 설계 기업인 미국의 테라파워와 포괄적 사업 협력(MOU)을 맺고 공동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나섰다. SK㈜와 SK E&S는 2021년 각자 8000억 원씩 출자해 친환경 에너지 수소 기술력을 보유한 미국 ‘플러그파워’의 지분 9.9%를 확보하며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속도를 냈다. SK E&S와 플러그파워는 합작회사 SK플러그하이버스를 세워 아시아 내 수소 사업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선도 기업과 동맹을 맺고 혁신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기도 한다. LG CNS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전략적 협업을 통해 ‘챗GPT’ 기반의 인공지능(AI) 서비스,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스스로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생성형 AI’ 분야의 개발을 함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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