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SRT 탈선, 선로 이상 보고에도 엉뚱한 곳 점검”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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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사조위 “주원인은 선로변형”
코레일 관제체계 관리부실도 한몫
“경부선로 이상, 현장선 호남선 점검”

지난해 경부고속선 고속열차(SRT) 탈선 사고 당시 사고 발생 1시간 전 이미 선로 이상이 발견됐지만 유지 보수를 맡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는 3일 경부고속선 상행선 대전조차장역에서 지난해 7월 발생한 제338호 SRT 탈선의 주원인이 선로 변형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사고로 승객 11명이 부상당했고 211개 열차가 운행에 지장받았다. 피해액은 69억 원으로 추산된다.

사조위에 따르면 당시 무더운 날씨에 고온으로 선로가 위아래로 팽창하며 변형됐다. 사고 발생 약 1시간 전 앞서 가던 열차(KTX) 기장이 이상을 발견하고 ‘경부선(1번선)에 문제가 있다’고 코레일의 본사 운영상황실에 보고했다. 하지만 가까운 역인 대전조차장역 역장이나 관제사(대전조차장역 운전취급책임자)에겐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특히 이 보고가 현장에 전달되는 과정에선 이상이 있는 선로가 경부선이 아닌 호남선(2번선)이라고 잘못 전달됐다. 이후 코레일 유지 보수 담당 직원이 호남선 주변을 점검하겠다고 했지만, 로컬관제를 맡는 운전팀장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선로 밖에서 육안 점검만 하라고 허가했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를 계기로 철도 관제와 유지 보수 등 안전 체계를 근본부터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로컬관제(역)·중앙관제(구로)·운영상황실(본사)로 분산된 관제 체계를 중앙관제로 일원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srt 탈선#엉뚱한 곳 점검#국토부 사조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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