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끝나면 채권투자도 끝물? 모르시는 말씀 [딥다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1일 11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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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5.0에서 멈추느냐, 5.25 또는 그 너머까지 가느냐. 전 세계 금융시장의 관심이 온통 미 연준의 통화정책에 쏠려 있는데요. 파월 의장의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률 둔화)’ 언급에 환호했다가, 뜨거운 고용지표에 화들짝 놀라기도 합니다.

이럴 땐 매일 쏟아지는 뉴스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큰 흐름에서 금융시장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그 방향을 알아둬야 할 텐데요. 그 이야기를 해주실 만한 분을 만났습니다. 상상인증권에서 투자전략팀장을 맡고 계신 신얼 수석연구위원입니다. 채권 애널리스트로도 잘 알려진 분이시죠. 참고로 인터뷰는 이달 6일 진행됐습니다.

채권은 금리가 내려가면 가격이 오른다. 달리 말하면 금리가 고점일 때가 채권에 투자할 때다. 최근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미리 채권을 담은 투자자들은 높은 이자수익과 시세차익을 모두 올릴 수 있게 됐다. 게티이미지
채권은 금리가 내려가면 가격이 오른다. 달리 말하면 금리가 고점일 때가 채권에 투자할 때다. 최근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미리 채권을 담은 투자자들은 높은 이자수익과 시세차익을 모두 올릴 수 있게 됐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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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과 연준, 누구 말이 맞을까
-금리 얘기부터 해볼게요. 2월 1일 미국 FOMC 직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발언이 ‘비둘기파적’이라며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는데요. 어떻게 보셨나요? 진짜 좋은 신호가 좀 나왔나요?

“파월 의장 멘트는 비둘기파적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장은 연준이 목표한 최고금리가 5.0% 이상으로 상향 조정될까봐 경계했는데요. 이런 경계심을 건드리지 않았어요. 또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물가상승률 둔화)이란 단어가 상당히 많이 나와서 안도감을 느꼈고요. 이번 파월 의장 기자회견은 경기가 연착륙하면서 물가는 안정화할 수 있다는 시장의 공감대를 어루만져주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나온 고용 지표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었는데요. 물가가 잘 안 잡히고 고용이 계속 높으면 5.25%까지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통화정책발 변동성 요인은 1분기까진 유효하겠습니다.”

-3월 FOMC 직후 어떤 발언이 나오느냐에 따라 시장이 또 출렁거리겠군요. 그런데 조만간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멈추는 것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고, 연내에 금리 인하까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주식시장에 반영되고 있는데요. 그럴 가능성이 있을까요?

“1월 금융시장이 극적인 반전을 이뤘죠. 주요국 증시가 한달 동안 5~10% 수익률이 나왔고, 우리나라 채권 시장은 종합지수 기준 약 3%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원 달러 환율은 1200원 초반대까지 내려왔고요. 주식∙채권∙외환 모두 강세장을 연출했습니다. 연준의 통화정책이 일단락될 수밖에 없다는 게 깔려있고요. 한발짝 더 나아가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진 말자는 인식이 반영된 것 같아요.

다만 이번 FOMC나 금통위에서 연내 금리 인하에 대한 힌트는 없었습니다. 없었는데 시장은 그렇게 생각하는 거죠. 왜냐. 경기가 꺾이고 물가가 더 오르지 않을 거란 신호를 3~6개월 정도 확인했기 때문에, 이렇게 가면 금리 인상은 1분기 전후에 끝난다고 보고요. 그럼 2, 3분기엔 동결할 텐데, 물가가 잡히고 경기가 안 좋으면 그 다음 차례는 무엇일까. 결국 금리인하라고 보는 겁니다.

그동안 급격하게 금리를 올렸어요. 미국 연준은 0.25%에서 4.75%까지 가는 데 1년이 채 안 걸렸습니다. 과거 패턴과 비교해서 두 배 이상 속도로 금리를 올렸기 때문에, 시장에선 금리 동결 기간이 과거보다 짧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빨리 올린 만큼 금리 인하로 전환하는 터닝 포인트가 빨리 올 수 있다고 시장은 베팅하고 있습니다.

다만 연준 인사들은 물가 때문에 절대 그런 멘트들을 하진 않을 겁니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제어되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를 내리면 1970년대 중후반 같은 고물가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시장과 중앙은행 인사들 발언이 대치되는 국면이 당분간 펼쳐질 겁니다.

신얼 상상인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채권 애널리스트로 오래 일해왔고 부동산 시장도 함께 담당한다. 지난해엔 ‘부동산의 속성’이라는 책을 냈다. 안철민 기자
신얼 상상인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채권 애널리스트로 오래 일해왔고 부동산 시장도 함께 담당한다. 지난해엔 ‘부동산의 속성’이라는 책을 냈다. 안철민 기자
-‘연준에 맞서지 마라’라는 격언을 생각하면 연준 말을 좀 들어야 할 것 같기도 한데요. 아무래도 사람 심리가 희망적인 메시지에 더 귀가 팔랑거리게 됩니다.

“연준에 맞서지 말라는 격언이 맞을 때도 있고, 시장이 맞을 때도 있습니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입니다. 다만 지금은 ‘이제 시장이 맞을 타이밍이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작년엔 연준에 맞섰다가 시장이 호되게 당했죠. 인플레이션이 이렇게까지 오를 것이라고는 대부분 전문가도 예측 못했으니까요. 작년엔 피벗(연준의 태세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섣부르게 가졌던 시장 참가자들이 굉장히 어려움을 겪었고, 중앙은행에 맞서지 말라는 격언이 맞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중앙은행들의 긴축 통화 정책이 일단락되는 것을 목도하고 있기 때문에 시장은 다시 한번 ‘우리가 가는 길에 연준과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합류할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현재 기준금리가 3.5%까지 높아졌는데요. 팀장님을 포함한 대부분 전문가가 이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보시더라고요. 왜 그런가요?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5%에서 당분간 동결될 거라는 의견이 다수를 이룹니다. 가장 큰 이유는 실질 기준금리(명목 기준금리-물가상승률) 마이너스 폭이 이제 거의 잡혔어요. 실질 기준금리가 2020년 6월부터 마이너스로 갔는데, 한은은 그걸 빨리 되돌리고 싶어했거든요. 아직 마이너스이긴 합니다. 다만 한국은행이 생각하는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가 3% 중후반인데요. 연간 근원 물가와 현재 기준금리가 거의 같은 수준입니다.

하반기 물가 수준을 고민해야 하는데 3분기엔 근원 물가가 3%, 4분기 2%가 될 겁니다. 4분기에 물가상승률이 2%인데 기준금리가 3.5%이면 굉장히 긴축적인 통화정책인 거죠. 지금 경기 지표들이 급격하게 다운사이클로 접어들고 있어서, 이런 부분이 금리 인사 가능성을 지지해주는 대목이고요. 3개월 연속 수출이 역성장한 것까지 고려하면 금리 인하 가능성은 매우 높아졌습니다.

제롬 파월 미 Fed 의장이 7일 워싱턴 이코노믹 클럽에서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회장과 대담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은 “계속해서 강력한 경제지표가 나오고, 기존 전망치보다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면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Fed 공식 트위터 계정 캡처
제롬 파월 미 Fed 의장이 7일 워싱턴 이코노믹 클럽에서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회장과 대담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은 “계속해서 강력한 경제지표가 나오고, 기존 전망치보다 금리를 더 올려야 한다면 금리를 올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 Fed 공식 트위터 계정 캡처
채권투자, 욕심 부리지 말고 안정적으로
-제가 팀장님을 지난해 여름 처음 뵈었을 때 ‘채권 투자의 기회가 오고 있다. 관심 있게 봐라’라고 하셨는데, 정말 작년 하반기에 채권 투자 열기가 개인 투자자 사이에 일더라고요. 그런 변화를 실감하시나요?

“정말 많이 느꼈어요. 자본시장에선 항상 주식이 개인투자자들 관심 1순위였는데, 어느 새 채권과 고금리 상품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이 이동해 있더라고요. 가장 확실한 건 숫자이죠. 개인 투자자의 장외 채권 시장 잔고가 25조원 정도까지 올라왔거든요. 1년 만에 약 200% 늘어났죠. 그만큼 개인 투자자들이 채권 투자를 활발하게 했고, 증권사가 채권 마케팅을 강화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채권 투자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게 매우 좋다고 봐요. 돈이라는 건 한국은행이 돈의 가치의 기준인 정책금리를 설정하고 이게 단기자금시장-채권시장-외환시장-주식시장-기타 실물경제로 돌게 되는데요. 거기서 핵심은 채권금리이거든요. 금리라는 기준을 말로 이해하는 것과 (채권 투자를 통해) 직접적으로 이해하는 건 천지차이입니다. 채권에 대한 관심이 커진 건 금융시장의 건강함을 높여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채권지수가 1월 한달 만에 3%나 올랐으면 상당히 높은 수익률입니다. 그런데 궁금한 건 이제 시장금리가 좀 내려와있는데요. 지금 상황에선 어떤 식으로 채권 투자에 접근을 해야 할까요?

“시장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최근 ‘4~5% 예적금 상품 어디 갔나, 이제 3%대’라는 뉴스가 나온다는 건 그만큼 시장금리가 내려갔다는 거죠. 그러면 이제 고금리가 아니니까 채권 수익성이 떨어졌나? 이 부분은 좀 다른 문제입니다.

국공채처럼 리스크가 거의 없는 상품은 금리가 빠르게 내려갔습니다. 3% 초중반까지 갔죠. 지금 연준의 기준금리가 4.75%인데,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3~3.5% 수준입니다. 기준금리보다 1%포인트 이상 낮죠. 그럼에도 채권 금리의 하방 압력이 여전히 높다는 건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거죠.

그러면 금리 동결에서 인하로 가는 시기엔 어떤 투자전략을 쓰는 게 좋을까요. 금리를 인상하다가 동결로 갈 때, 안정적인 채권은 빠르게 리스크를 낮추면서 금리가 내려갑니다. 투자자 입장에선 채권에 투자하려고 보니까 금리가 내려가 있겠죠. 이때 ‘그럼 나는 금리 높은 거에 투자하겠다’며 리스크 테이킹(위험감수)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럼 국고채나 공사채가 아닌 비우량 등급의 회사채나 카드채, 캐피탈채로 가게 됩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나서 동결 구간에 있다가 인하로 가게 되는 시기를 보면요. 채권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은 올라가게 돼있는데 반드시 모든 채권이 그렇지는 않아요. 선별적으로 비우량 등급 채권에서는 크레딧 리스크(신용위험)가 불거질 수가 있습니다.

즉 높은 금리로 인해 유동성이 메마르고, 이걸 버티지 못한 곳에선 디폴트(부도) 리스크가 나타나죠. 흑자 도산이란 얘기도 하잖아요. (기업이) 돈은 버는데 갑자기 유동성이 말라서 부도가 날 수도 있고요. 여러가지 이벤트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합니다.

‘국고채 금리가 낮아서 좀더 높은 금리 주는 걸 선택할래. 앞으로 금리 인하할 거니까 괜찮아’라는 전략은 지금 시점엔 금물입니다. 눈높이를 좀 낮춰서 안전하게 가야 합니다.

앞으로 금리는 좀 더 내려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2023년 2월 금리 수준도 낮은 게 아니었구나’라고 생각하는 시점이 빨리 올 가능성이 있죠. 인플레이션에 가장 직격탄을 맞은 자산이 채권이었습니다. 그 이후에 (충격이) 주식, 외환, 가상화폐, 부동산으로 퍼졌고요. 인플레가 잡히고 난 이후에 가장 먼저 턴어라운드하는 자산도 채권입니다. 아직 인플레이션이 완벽하게 잡히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채권시장 수익률 개선은 역사적으로 입증된 바 있기 때문에 아직 늦은 건 아닙니다. 다만 선별적으로 유의해서 들어갈 필요는 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약간 욕심을 내서 비우량 등급인데 7~8% 주는 회사채를 잡으려고 들어갔다가 자칫하면 디폴트 나버리는 경우가 있겠군요.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 투자자처럼 포트폴리오가 다변화돼있지 않잖아요. 5개 정도 투자하면서 수익률을 높이려고 좀 위험한 걸 담았다가 그게 문제가 생기면 왕창 무너지겠죠. 금리 인상 후반부와 이후 동결 국면에선 언제나 리스크가 확대되는 이벤트가 발생하기 마련입니다. 가계, 기업, 정부 셋 중 어디서 터질지는 사실 아무도 모르죠.”

신얼 팀장은 채권을 알아야 자기만의 투자 수익률 기준점을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국고채 금리를 보면 현재의 ‘무위험 수익률’이 얼마인지를 알 수 있고, 본인이 얼마나 위험을 감수하느냐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투자 수익률이 결정된다. 안철민 기자
신얼 팀장은 채권을 알아야 자기만의 투자 수익률 기준점을 잡을 수 있다고 말한다. 국고채 금리를 보면 현재의 ‘무위험 수익률’이 얼마인지를 알 수 있고, 본인이 얼마나 위험을 감수하느냐에 따라 자신에게 맞는 투자 수익률이 결정된다. 안철민 기자
내집 마련, 적기 아니지만 준비는 미리
-채권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 전문가이시기도 한데요. 부동산 시장이 급랭했습니다. 거래도 끊겼고 미분양도 막 쌓이고 있는데요. 부동산 시장을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에셋(자산) 사이클 측면에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말씀 드렸듯이 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가장 먼저 받은 자산은 채권이죠. 2021년 3분기 말~4분기부터 시장금리가 상승했고요. 이어 주식시장이 좋지 않았습니다.

연준이 금리를 쭉 올리면서 현재 4.75%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동안 좋았던 자산은 달러를 제외하고는 없었습니다. 채권, 증시, 외환시장, 그리고 가상자산까지 인플레이션의 직격탄을 맞았죠. 그리고 뒤늦게 부동산 시장이 2022년 6월 전후부터 미국에선 빠르게 상승폭을 되돌렸고, 한국은 좀 더 빠르게 하락세로 진입했습니다. 지금 부동산 시장은 채권∙주식∙외환과 달리 1월에도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거든요. (부동산 약세장은) 조금 더 갈 겁니다. 왜냐하면 채권보다 6~9개월 늦게 약세장이 나타났습니다.

인플레이션이 잡히고 통화정책이 (금리)동결로 가면 채권시장이 가장 먼저 환호할 거고, 증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복원됩니다. 그럼 부동산은 어떻게 될 것이냐. 자본시장의 온기가 좀 더 퍼져야 합니다. 대기 수요자들이 움직일 여건을 만들어주는 정책도 필요하고요.

지난해 이동 수요가 역대급으로 낮았어요. 주택 실거래 신고를 보면 매매∙전세∙월세 거래 건수가 나오는데요. 전체 거래 중 매매 비중이 15% 정도밖에 되지 않았어요. ‘일단 눌러 앉자. 어떻게 될지 몰라’라는 인식이 있었던 거죠.

부동산이 가장 취약한 부분이 유동성이거든요. 유가증권 시장은 LP(유동성 공급자)가 있어서 가격 형성 기능을 하는데, 부동산은 그런 주체가 없어요. 그래서 수요가 없고 거래가 없으면 그게 가격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데요.

올해도 과연 이럴까 생각을 하면, 부동산의 속성 중 하나가 ‘필수재’라는 점이거든요. 보통 연간 800만~900만명이 주소지 기준으로 이동을 하는데요. 지난해는 이게 700만명 대로 떨어졌어요. 이동 수요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이라기보다는 다시 한번 여건이 되면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즉 ‘기저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2023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올해 거래가 다시 살아난다면, 내 집 마련을 하려는 실수요자는 지금 미리 좀 잘 봐둬야 할 시기일까요?

“2022년보다는 금융시장 여건이 개선되는 건 분명합니다. 다만 자산 시장의 온기가 부동산까지 오기에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이 적기라고 말씀 드리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부동산이 필수재인 동시에 상당히 큰 가계의 자산 가액을 움직이는 거잖아요. 따라서 준비는 미리 해둬야 합니다.

부동산 시장은 냉기가 가장 늦게 반영됐기 때문에 온기도 빨리 오긴 어렵지만, 워낙 자산시장 사이클이 촘촘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금리인상도 예전엔 연준이 2004~2006년 2년 동안 했는데 이번엔 1년도 안 돼서 이렇게 올렸습니다. 그렇게 빠르게 한 만큼 빠르게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실수요자는 결국 전월세든 매매든 택일해야 하는데요. 어떤 게 본인에게 유리한지를 미리 판단해둬야 합니다. 지난해 처음으로 임대차 계약에서 월세 비중이 과반을 넘어섰거든요(52%). 실수요자들이 월세를 선택한 이유가 뭘까요. 목돈을 조달하는 비용이 시장금리 상승으로 높아졌기 때문이죠. 그런데 금리는 지금 빠르게 3%대까지 내려왔습니다. 조달 비용이 낮아지는 거죠. 금리가 시장의 균형추가 될 겁니다.

‘월세 선호’에서 ‘전세와 월세의 균형’으로 바뀌는 부분이 1분기 말~2분기 초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매매∙전세∙월세가 균형 잡히게 될 거고요. 정부 정책도 거래를 활성화하는 쪽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작년처럼 거래가 끊겨서 시장이 급랭할 요인이 해소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2020~21년 가격 상승이 너무 가팔랐기 때문에 여전히 비싸다는 생각이 있죠. 하지만 빠르게 움직이는 자가 임대차 계약이든, 매매시장이든 더 유리하게 될 환경으로 바뀌고 있는 건 사실입니다.”

-전세이든 매매이든 자기 집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지금부터 미리미리 알아보고 준비를 해둘 타이밍인 거네요.

“그렇습니다. 금융시장 여건이 정상적인 궤도로 진입할 거라면 준비를 미리 해둬야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크겠죠.”

부동산 시장은 아직 좀더 찬바람이 불 것이다. 하지만 실수요자라면 언젠가는 온기가 차츰 퍼질 거라고 보고, 그 전에 미리 전략을 세워둘 필요가 있다. 게티이미지
부동산 시장은 아직 좀더 찬바람이 불 것이다. 하지만 실수요자라면 언젠가는 온기가 차츰 퍼질 거라고 보고, 그 전에 미리 전략을 세워둘 필요가 있다. 게티이미지
-투자전략팀장을 맡고 계셔서 여러가지 자산을 놓고 크게 그림을 그리실 텐데요. 저희 구독자분들께 마지막으로 조언을 해주신다면?

금융시장 환경이 개선된다는 게 제가 생각하는 올해 투자 전략입니다. 달러 인덱스가 115포인트까지 갔다가 100포인트 초반으로 내려왔습니다. 또 미국채 시장의 변동성 지수인 무브(MOVE) 인덱스가 과거 약 10개월 동안 100포인트보다 높았는데 지금 약 일주일째 100포인트를 하회하고 있어요. 변동성이 덜하다는 거죠. 즉 강달러가 후퇴를 한다는 건 금융시장 여건이 개선된다는 거고요. 무브 인덱스가 안정화된 건 시장금리발 공포감 조성이 이제 없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년처럼 ‘어어’ 하다가 상당히 어려움에 봉착했던 그런 가능성은 이제 낮을 거라고 예측합니다. 에셋사이클을 통해 자산시장에서 어떤 흐름으로 온기가 확산될지를 판단해서 투자하세요. 그럼 2023년 한해 좋은 수익률이 돌아올 수 있을 겁니다.” By.딥다이브

‘채권시장이 가장 먼저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턴어라운드할 거다.’ 지난해 여름 신얼 팀장님을 처음 만났을 때 이런 얘기를 해주셨는데요. 7개월 넘게 지나서 보니 정말 그렇더군요. 자산시장의 큰 흐름을 알아두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인터뷰 주요 내용을 요약해드리자면

  • 금리 인상이 일단락되는 국면에 와있습니다. 연준과 달리 시장에선 벌써부터 ‘연내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는데요. 어쩌면 이번에는 시장이 맞을 때가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 채권금리는 정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는데요. 이 시기에 조금 더 벌려고 비우량 채권을 잡았다가는 자칫하면 ‘디폴트’가 날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합니다. 눈높이를 낮추고 안정적으로 갈 필요가 있습니다.
  • 부동산은 여러 자산 중 가장 늦게 가라앉았기 때문에 다시 회복하는 데도 시간이 더 걸립니다. 다만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월세 쏠림’ 현상은 사라질 테니, 미리부터 월세, 전세, 매매 중 어느 게 가장 유리할지 준비를 해두세요.


*이 기사는 10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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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기자 haru@donga.com
#딥다이브#채권#금리#연준#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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