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드’ 오답에 알파벳 주가 또 급락…시총 217조원 잃었다[딥다이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0일 0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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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은 물러날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미국 뉴욕증시 3대 지수가 9일(현지시간) 또 하락한 이유이죠. 장 초반 반등했던 뉴욕증시는 연준의 긴축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다우지수 -0.73%, S&P500 -0.88%, 나스닥지수 -1.02%.

이날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는 팟캐스트에서 “인플레이션 하락세를 확신하기는 갈 길이 멀다”고 말했는데요. 이런 강경 발언과 여전히 역사적으로 낮은 실업수당 청구건수(지난주 19만6000건)가 겹치며, 미국 2년물 국채금리가 장중 4.5%를 넘어섰습니다. 금리 인상과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는 거죠. 14일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있는 터라 시장의 경계심이 높아져 있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구글 사옥. 게티이미지
미국 실리콘밸리의 구글 사옥. 게티이미지
이날 가장 눈에 띄는 종목은 전날에 이어 또다시 급락한 알파벳(구글 모회사)입니다. 주가가 8일 7.68%, 9일 4.39%나 하락했죠. 구글이 7일 소개했던 새 AI챗봇 서비스 바드(Bard)가 틀린 답변을 보여준 여파가 이어지는 건데요(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이 처음으로 태양계 밖 행성을 찍었다고 답했는데, 오답이었음). 알파벳이 이틀 동안 잃은 시가총액은 무려 1729억5000만 달러(약 217조7000억원). 이틀 동안의 시가총액 손실로는 사상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그만큼 생성형 AI 경쟁에서 승기를 잡느냐 마느냐가 지금 투자자들에게는 너무나 중요한 이슈라는 건데요. 미국 자산운용사 밀러타박의 매트 말리 수석시장전략가는 “구글 같은 주식이 이 정도로 폭락한 것은 사람들이 펀더멘털을 보고 있는 않다는 걸 보여줍니다”라고 설명합니다.

사실 챗GPT나 바드 모두 오류가 있는 데이터를 학습하면 틀린 답변을 정답처럼 말하는 문제가 있는데요. ‘할루시네이션(Hallucination;환각)’이라고 부르는 고질적인 문제입니다. 정답이 없는 질문(‘10살 남자아이한테 무슨 선물을 해줄까?’ 같은 류)엔 척척 유창하게 답을 하지만, 정작 ‘한국의 대통령이 누구지?’ 같은 질문엔 오답을 내놓기도 하죠. 즉, 바드의 제임스웹 망원경 오답 같은 건 앞으로도 계속 있을 수밖에 없는 셈입니다.

이와 관련해 인상적인 설명이 있는데요. 미국의 게임 개발사 테이크투 인터랙티브의 CEO 스트라우스 젤닉은 생성형 AI 열풍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챗GPT는 오늘날의 수동 계산기입니다. 제가 어렸을 땐 그런 게 없었죠(그는 1957년생). 그래서 저는 손으로 직접 수학을 풀어야 했고, 손 계산기가 등장하자 부모님들은 ‘오, 아이들이 더 이상 수학을 배울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수학을 절대적으로 배워야 한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By.딥다이브

*이 기사는 10일 발행한 딥다이브 뉴스레터의 온라인 기사 버전입니다.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경제뉴스’ 딥다이브를 뉴스레터로 구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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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애란 기자 har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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