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웨이, 위기때 공격적 투자… 대형기 A330으로 더 멀리 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2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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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비용항공사’ 정홍근 티웨이 대표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22일 서울 강서구 티웨이항공 본사에서 가진 본보 인터뷰에서 대형기 도입 배경과 향후 전략을 밝혔다. 티웨이항공 제공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22일 서울 강서구 티웨이항공 본사에서 가진 본보 인터뷰에서 대형기 도입 배경과 향후 전략을 밝혔다. 티웨이항공 제공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선 ‘대형기 도입’이라는 돌파구가 필요했습니다.”

22일 서울 강서구 티웨이항공 본사에서 만난 정홍근 티웨이항공 대표는 올 초 중장거리 항공기 ‘에어버스 A330-300’을 도입한 배경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1등 저비용 항공사(LCC)가 되기 위해 중장거리 노선을 갈 수 있는 대형기 도입으로 지각 변동을 일으켜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티웨이항공의 대형기 도입은 시점 자체가 항공업계에서는 화제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막 확산하던 시기 내린 투자 결정이었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A330 도입은 3, 4년 전부터 고민해 왔다”면서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리스료가 매우 저렴해졌는데 그때가 도입 적기라고 봤다”고 말했다. 전 세계 항공업계가 생존을 걱정하던 위기의 순간에 오히려 미래를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한 것이다.

티웨이항공이 도입한 A330-300은 항속거리가 약 1만 km로 싱가포르를 넘어 호주와 동유럽까지 갈 수 있는 중장거리용 항공기다. 국내 LCC들은 주로 일본과 중국,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에서만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LCC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티웨이항공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카드’로 대형기 도입을 선택한 것이다.

티웨이항공은 A330-300을 도입하면서 기내 좌석에 달린 모니터(AVOD)를 없애고 경량화된 시트를 적용했다. 더 가벼워진 만큼 연료 효율성도 높아졌다. 모니터가 없는 대신 저렴한 운임 적용이 가능해졌다.

23일 정식 취항한 인천∼시드니 노선에 이 항공기를 투입했다. 호주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은 물론이고 호주의 콴타스항공과 젯스타 등도 취항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티웨이항공은 호주의 로컬 항공사와 협력해 경쟁력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정 대표는 “버진오스트레일리아 등 호주 내 LCC들과 협력해 노선 네트워크를 넓혀갈 계획”이라며 “기존 대형 항공사들보다 운임이 저렴하고 주 4회 운항한다고 설명하니 호주 교민들과 유학생의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고 했다. 인천∼시드니 구간은 티웨이항공을 이용하고, 시드니에서 호주 내 다른 도시나 인근 국가로 갈 때는 호주 로컬 항공사를 이용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내년 상반기(1∼6월) 중 티웨이 멤버십을 운영할 계획도 소개했다. 1년 동안 일정 금액을 내면 항공권과 각종 서비스 혜택을 제공하는 일종의 구독 멤버십이다. 정 대표는 “구독료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확실한 충성 고객층을 끌어안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티웨이항공은 내년 하반기(7∼12월) 현재 3대인 A330-300 항공기를 2대 더 들여올 예정이다. 항공기가 추가되는 만큼 승무원도 충원해야 한다. 운항 승무원은 선제적으로 올해 30여 명을 채용했다. 내년에는 객실 승무원 채용을 진행할 계획이다. 가장 어려웠던 시기 과감하게 대형기에 투자한 정 대표의 결단이 어떤 결말을 맺을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정 대표는 “코로나19 사태를 지나며 자금 경색이 심해져 매우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유상증자와 금융권 도움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다 9월에서야 여행 수요가 풀리며 현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면서 “내년에는 코로나 이전의 매출을 넘어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티웨이#공격적 투자#저비용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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