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우주사업 본궤도 박차… 한화에어로, 누리호 4회 발사 등 고도화 사업 수주

  • 동아경제
  • 입력 2022년 12월 2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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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연과 누리호 고도화 사업 계약 체결
발사체 3기 제작·누리호 4회 추가 발사 추진
우주수송·위성 서비스·우주탐사 등 상업화 병행
“여전히 갈 길 멀어… 정부·대학 협업 및 지원 필요”
“도전의 연속… 책임감으로 한국 우주산업 도약시킬 것”

한화그룹 우주사업이 발사체 기술 확보를 계기로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서게 됐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함께 오는 2027년까지 누리호를 4차례 추가 발사하고 이를 통해 확보한 역량으로 우주수송 서비스부터 다양한 위성 활용 서비스, 우주탐사 등에 이르는 우주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일 항우연으로부터 2860억 원 규모 ‘한국형발사체(누리호) 고도화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사업을 수주했다고 2일 밝혔다.

지난달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된 뒤 본계약까지 체결한 것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항우연과 함께 내년부터 2027년까지 누리호 3기를 제작하고 4회 발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누리호 고도화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예산 6873억8000만 원을 투입해 항우연과 민간기업 주도로 누리호를 발사해 우주수송 역량을 확보하고 민간 체계종합 기업을 육성·지원하는 정부 사업이다.
○ 누리호 추가 발사 주도… “국가위성 등 궤도 안착”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사업을 통해 항우연이 보유한 누리호 체계종합 기술 및 발사운용 노하우를 순차적으로 전수받는다. 내년 예정된 3차 발사를 시작으로 총 4차례에 걸쳐 누리호를 발사하고 우주기술 검증과 지상 관측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할 실용위성을 궤도에 올린다는 계획이다.

발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기업으로서 향후에는 민간의 인공위성, 우주선, 각종 물자 등을 우주로 보내는 우주수송 사업 상업화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우주산업 불모지에 지속 투자… “우주탐사 도전적 목표 달성할 것”
한화그룹은 지난해 그룹의 우주사업 협의체인 ‘스페이스허브’를 출범시키고 우주산업 후발주자인 한국에서 중장기적으로 우주탐사 및 자원 확보에 나서겠다는 도전적인 목표를 설정했다. 관련 투자를 지속적으로 단행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2020년 영국 위성 통신안테나 기업 ‘페이저(현 한화페이저)’를 인수하고 미국 위성 통신안테나 기업 ‘카이메타’에 대한 지분 투자도 단행했다. 작년에는 세계 최초 우주인터넷 기업인 ‘원웹’ 지분 약 9%를 확보하는 등 우주 통신서비스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인공위성을 개발해 국내에서 유일하게 수출하고 있는 쎄트렉아이는 위성 데이터 서비스 사업에 이미 진출했다. 한화디펜스와 합병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내년 3월 한화방산(㈜한화 방산부문)까지 합병해 발사체 역량을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위성제작부터 발사수송과 위성서비스 등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향후 우주탐사 기술을 확보해 국내 첫 ‘우주산업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성장한다는 전략을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 ‘우주 주권’ 확보에도 먼 길… 정부·기업·대학 협업 필요
다만 후발주자인 한국의 우주 기술력은 선진국과 격차가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우주 주권’은 확보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었다고 한다. 국내 우주산업 규모는 2019년 기준 세계 시장의 1% 미만으로 집계됐다. 항우연 소속 연구인력도 미국 항공우주국(나사, NASA)와 비교해 5%에 불과한 실정이다. 우주개발 관련 정부 예산은 미국의 1% 수준에 그친다.

미국은 민간 주도 우주산업 생태계가 조성되는 과정에서 정부의 지원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대표기업인 스페이스엑스(스페이스X)는 창업 이후 10년간 벌어들인 약 10억 달러(약 1조3000억 원) 중 절반 이상을 나사의 사업 수주로 확보했다.

앞선 국가들과 격차를 좁히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투자, 기업의 기술 확보, 대학의 원천기술 연구 등이 동시에 이뤄지는 ‘한국형 패스트팔로우 전략’이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민간이 우주사업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스페이스 2.0’ 시대 도약을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 대학 등이 모두 나서 협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누리호 추가 발사는 여전히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도전적인 사업이지만 항우연의 축적된 역량과 국내 300여개 업체의 기술, 한화의 우주사업에 대한 열정을 앞세워 추가 발사에 성공하고 대한민국의 우주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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