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월드컵 그리고 지식재산… 공정경쟁은 시대의 요구[기고/이인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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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실 특허청장
이인실 특허청장
출퇴근 길 코끝에서 느껴지는 공기가 차가워지고 외출할 때 자연스레 두꺼운 옷에 손이 가는 계절이 되면 국민의 이목이 자연스레 집중되는 이슈가 있다. 바로 대학입시다. 수십만 수험생 각자가 그간 노력한 만큼 공정한 결과를 최종적으로 얻게 되기를 기원한다.

올해에는 특별하게 입시만큼 많이 주목받는 주제가 있다. 역대 최초로 북반구 기준 겨울에 치러지고 있는 카타르 월드컵 대회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각국 축구 대표팀들의 경기 결과와 동향이 시시각각 언론에서 다뤄지고 있다. 축구를 비롯한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바로 페어플레이, 즉 공정한 승부일 것이다.

이처럼 대학입시와 월드컵 대회에는 ‘공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수험생들과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 속에서 마음껏 기량을 펼치되,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가 도출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래서 대학입시는 수능부터 대학의 원서접수 및 면접 이르는 전 과정에서 응시자의 신원을 확인하고 부정행위를 철저히 통제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축구에서도 골키퍼를 제외한 선수가 손으로 공을 만지거나 부상을 야기하는 위험한 행동 등을 금지한다. 규칙을 위반하면 대학 합격이 취소될 수 있고, 선수들은 운동장에서 퇴장당할 수 있다.

지식재산 분야에도 공정한 경쟁을 위한 규칙에 해당하는 법률이 있다. 바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부정경쟁방지법’)이다. 부정경쟁방지법은 타인의 유명 상표를 무단 사용하거나 영업비밀로 관리하는 정보를 부정 취득·사용하는 행위 등을 금한다. 이는 공정경쟁에 반하는, 타인의 노력에 부당 편승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공정이 준수되기 위해서는 시대적 변화에 맞추어 제도를 정비하는 노력도 지속되어야 한다. 입시제도도 매년 개선이 이루어지며, 축구에서는 득점에 관련된 오심을 줄이고자 비디오보조심판(VAR)제도를 도입하기도 한다. 직전 월드컵에서 우리나라가 독일을 이길 수 있었던 ‘카잔의 기적’도 VAR로 인해 얻어낸 공정한 결과이다.

특허청도 시대 흐름에 맞추어 법령 정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원유와도 같은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하여 데이터 부정 취득·사용행위를 부정경쟁행위로 신설하였고, 한류의 주인공인 아티스트들의 노력을 보호하고자 유명인의 이름·얼굴을 무단 사용하는 행위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또 비대면·디지털 전환 가속화, 메타버스 등 신기술의 영향력 급증에 따른 공정경쟁의 사각지대가 늘어갈 것에 대비해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그 시행계획을 촘촘하게 설계했다. 해킹 등으로 영업비밀 데이터를 훼손하거나 가상공간에서의 경쟁자 비방행위를 방지하는 것같이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제도 개선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오늘날의 시대가 열망하는 가장 바람직한 사회상은 ‘공정한 사회’일 것이다. 특허청은 더욱 공정한 지식재산 환경이 구현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이인실 특허청장
#대학입시#월드컵#지식재산#공정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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