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첨단산업 이끌 ‘혁신 인재들’ 한자리에 모였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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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산학 프로젝트 챌린지
석박사 인재 426개팀 참여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 분야… 다수 논문과 시제품 등 제작
총 20개팀 선발해 성과 공유 “산업 생태계 선순환에 기여”

‘2022 산학 프로젝트 챌린지’ 산업부 장관상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제공
‘2022 산학 프로젝트 챌린지’ 산업부 장관상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제공
글로벌 첨단산업을 주도할 혁신 인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2022년 산학 프로젝트 챌린지’가 열린 것이다. 올해 3번째로 개최된 이번 행사는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수행하는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의 다양한 성과를 겨루는 행사다. 석·박사 학생이 산업 현장에서 나타나는 기술적 문제를 기업과 함께 연구한 ‘산학 프로젝트’ 성과를 공유하고 경연한다. 기업이 대학의 연구역량을 활용하여 대학원생이 학교에서 접할 수 없는 실무역량을 배양하고, 현장학습의 기회를 제공하는 산학 프로젝트의 우수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올해는 ‘BIG CHANGERS’를 주제로 반도체, 자동차, 이차전지 등 40개 분야 총 426팀(993명)이 참여했으며, 그중 예선을 통과한 132팀(342명)이 본선에 진출했다.



기계로봇,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부품장비, 전자전기, 자동차조선항공, 산업기반 분야의 본선에 진출한 132팀은 논문 117건, 시제품 제작 41건, 애로기술 해결 31건 등 다양한 성과를 선보였으며, 공정한 심사를 거쳐 132개 본선 진출팀 중 산업부 장관상 10팀, 산업기술진흥원 원장상 10팀이 최종 선발되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산업혁신인재 위크’와 연계해 개최되었다. ‘산업혁신인재 위크’는 산업 발전의 핵심 역량인 혁신 인재(학사, 석·박사) 양성 사업의 우수 사례 도출 및 성과 확산을 위한 행사로, 2021년부터 공학 페스티벌과 산학 프로젝트 챌린지를 통합하여 개최 운영되고 있다.

산업부는 선발된 우수 프로젝트를 사례집으로 제작해 전국 80여 개 대학에 배포하고, 성과 확산을 위해 벤치마킹을 유도할 계획이다.

산업부와 KIAT가 1995년부터 수행하는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은 미래 전략산업과 주력산업을 선도할 석·박사 연구개발(R&D)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산업계에서 실제로 필요로 하는 우수 인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산업 분야별 특성에 맞는 석·박사 교육과정을 개발·운영하고 기업 수요를 반영한 산학 프로젝트 발굴 및 운영, 교육과정 배출 인력의 취업 연계 및 성과 확산, 기업 참여를 통한 산업계 수요에 부합하는 인력 양성 추진 등을 중점 지원한다.

2020년에는 미래차, 반도체, 첨단신소재, 이차전지 등 34개 산업 분야에 석·박사생 3600여 명을 지원하였으며, 2021년에는 신산업 분야 비중을 늘려 시스템반도체설계, 친환경자동차, 바이오·헬스 등 41개 신산업 분야에 4700여 명의 석·박사 전문인력 양성을 지원했다. 산업부는 2022년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 신규 과제를 수행할 12개 컨소시엄(11개 분야)을 선정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반도체·미래차·바이오(BIG3) 등 신산업 관련 7개 컨소시엄(6개 분야)과 3D 건설기계 등 주력산업 고도화 관련 3개 컨소시엄, 디지털전환(DX) 관련 2개 컨소시엄으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 신규 선정한 12개 컨소시엄(11개 과제)은 향후 5년간 사업 추진을 통해 총 2358명의 석·박사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 전체로 보면 50개 컨소시엄(49개 과제)이 향후 5년간 2만 명 이상을 양성한다.

장영진 산업부 차관은 “첨단 전략산업 분야의 인재 양성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산업 전 분야가 마주한 생존 과제”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산업부는 핵심 인재 육성, 현장인력 미스매치 해소, 글로벌 우수인력 유치 등 3가지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기업이 주도하는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기업과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교육 시스템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 또한 “산업혁신인재성장지원사업은 훌륭한 석·박사 인재들이 우리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이들이 조성한 산업 생태계가 다시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는 인큐베이터가 되는 선순환 구조로 기능하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올해의 우수 산학 프로젝트

■ 산업부 장관상 명지대 ISFP-㈜에프에스티
고효율 반도체 장비 유지보수 시스템 개발

최근 글로벌 산업을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단연 반도체다. 반도체의 주요 부품인 ‘정전척’은 정전기력으로 웨이퍼를 고정시키며, 웨이퍼 온도를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정전척은 웨이퍼 온도 균일성을 높이기 위해 히팅 전극이 싱글 존에서 멀티 존으로 증가한다. 그러나 히팅 전극이 증가함에 따라 히팅 전극 저항을 측정하는 데 필요한 시간도 늘어나며, 작업자가 이를 수동으로 측정하기 때문에 측정 오류로 잘못된 진단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멀티 존 정전척의 히팅 전극 저항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측정된 저항 성분을 이용해 정전척 히팅 전극 정상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명지대 ISFP팀과 ㈜에프에스티는 산학협력을 통해 ‘정전척 유지보수 효율 향상을 위한 Probe Card System(PCS)’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히팅 전극 저항 성분을 효과적으로 측정할 수 있으며, 정상 여부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또한 기존 검사 방식보다 시간을 약 66% 감소시켜 유지보수 효율을 높였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22 산학 프로젝트 챌린지에서 산업부 장관상을 받았다.

이 프로젝트는 실제 산업에서 요구하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증진하고, 전문 특화 인력을 양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인원 2명이 ㈜에프에스티에 취업하여 후속 연구 및 유사 상품화를 추진하고 있다.

명지대 ISFP팀 구윤성 씨(왼쪽에서 두 번째)와 한찬수 씨(가운데)가 함께 산학 프로젝트를 수행한 ㈜에프에스티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명지대 ISFP팀 구윤성 씨(왼쪽에서 두 번째)와 한찬수 씨(가운데)가 함께 산학 프로젝트를 수행한 ㈜에프에스티 관계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명지대 ISFP팀(지도교수 홍상진, 팀원 구윤성, 한찬수)의 리더인 구윤성 씨는 “앞으로도 반도체 부품의 유지보수 시스템에 도움이 되는 연구개발을 해나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 산업부 장관상 건국대 NCT301-㈜엘지유플러스, 주식회사 에이스랩
클라우드로 자율주행 운용 비용 최소화


자율주행은 미래차 시대를 대표하는 핵심 기술 중 하나다. 현재 자율주행에 필요한 모든 SWC는 차량 컴퓨팅 유닛에만 할당되어 있다. 자율주행 차량 내에서 모든 연산을 수행하면 고성능 컴퓨팅 유닛 및 전력 구성을 위한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다. 건국대 NCT301팀과 ㈜엘지유플러스, 주식회사 에이스랩은 이러한 비용 증가를 최소화하기 위해 5G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클라우드 서버 내에서 연산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차량으로 전달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2022 산학 프로젝트 챌린지에서 산업부 장관상을 받았다.

이 프로젝트는 5G 네트워크와 클라우드 컴퓨팅을 활용하여 차량 에지의 연산 부담을 클라우드로 오프로딩 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최적화 문제 모델링을 통해 비용 함수와 제약 조건을 설정하였고, 자율주행 운용에 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하여 자율주행 전문기업인 주식회사 에이스랩과 함께 실차 기반 실증을 진행하였다.

이는 5G 네트워크 및 서버를 활용하여 실제 차량 기반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운영한 최초의 사례로 컴퓨팅, 네트워크, 안전을 고려한 자율주행 컴포넌트 최적 할당을 통해 운용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이는 SCI(E) 논문 4건, 학술대회 논문 9건, 취업 연계 1건, 기술 이전 1건 등 다양한 산출물과 후속 성과로 이어졌다.

건국대 NCT301팀이 ‘5G 기반 자동 발렛주차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건국대 NCT301팀이 ‘5G 기반 자동 발렛주차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건국대 NCT301팀(지도교수 조기춘, 팀원 김소영, 나유승, 송하민)의 리더인 나유승 씨는 “앞으로도 통신, 클라우드, 플랫폼 등 다양한 기업과 다양한 주제의 산학 프로젝트를 수행하여 이러한 기술적 과제들을 지속적으로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 산업부 장관상 연세대 정밀생산메카트로닉스연구실-DN 솔루션즈
공작기계 진동 저감 원천기술 확보


최근 미래차 전환에 따른 반도체·배터리 등의 장비부품 수요가 급증하면서 품질과 생산 효율의 중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이와 함께 기계를 생산하기 위한 장비인 공작기계의 중요성 또한 부각되는 추세다. 공작기계의 낮은 동강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채터 진동은 표면 품질을 크게 저해하며, 운용 가능한 절삭 깊이를 제한하여 가공 생산성을 낮출 우려가 있다. 이에 한정된 설치 공간 내에서 기존 수동형 댐퍼 대비 동강성 향상 효과를 극대화하고, 공작기계 자세에 따라 변화하는 동특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술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2022 산학 프로젝트 챌린지에서 장관상을 수상한 연세대 정밀생산메카트로닉스연구실과 DN 솔루션즈는 공작기계 채터 진동을 저감하기 위한 액티브댐퍼의 설계 및 제어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하는 내용의 산학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기업 측에서 공작기계 가공 진동 및 동특성 데이터를 공유하고, 대학 측에서 전자기 액티브댐퍼 최적 설계 및 시제품을 제작하는 등의 협업을 통해 액티브댐퍼 설계 및 공작기계 적용 기술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기존 수동형 댐퍼 대비 3배 이상 상용 공작기계 동강성 향상 및 절삭 성능을 개선했으며, 국내 정밀장비 산업의 원천기술 확보 및 경쟁력 제고에 기여했다. 이 밖에도 학술논문 6건, 특허출원 1건, 시제품 1건, 기술이전 1건의 성과를 창출했다.

연세대 정밀생산메카트로닉스연구실 김은규 학생이 ‘공작기계 채터 저감을 위한 액티브댐퍼 원천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세대 정밀생산메카트로닉스연구실 김은규 학생이 ‘공작기계 채터 저감을 위한 액티브댐퍼 원천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세대 정밀생산메카트로닉스연구실팀(지도교수 윤준영, 팀원 김은규, 정상원, 권윤식)의 리더인 김은규 씨는 “산학 프로젝트는 학교에서의 연구와 산업에서의 연구가 괴리되지 않도록 하는 좋은 채널”이라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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