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흥국생명, 사전 개입 쉽지 않았다…지켜볼 필요 있어”

  • 뉴시스
  • 입력 2022년 11월 7일 15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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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7일 흥국생명보험이 지난 2017년 발행한 5억 달러 규모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콜옵션)을 행사하지 않기로 해 채권시장이 출렁였던 데 대해 “조기상환에 대한 스케줄은 알고 있지만 시스템적으로 사전 개입은 쉽지 않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날 외신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지난 2009년 우리은행의 전례에 비춰볼 때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행사에 금융당국의 개입이 필요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원장은 “다만 시장에서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에 대한 기대가 있는 점과 흥국생명 측의 자금여력도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레고랜드발 자금경색 사태로 불거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관련해서는 “단기성과에만 집착해 시장상황 변화에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관리를 소홀히 한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그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조치를 병행해 도덕적 해이를 막고 지나친 수익성 일변도 영업에 따른 부작용을 예방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최근 부동산 PF 관련 단기금융시장 상황이 금융회사 건전성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잠재리스크 관리를 한층 더 촘촘히 하고 손실흡수능력을 충분히 확보함으로써 예상되는 대내외 충격에 대비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부동산 투자 관련 시장이 부진해짐에 따라 전 금융업권별 부동산 익스포져(위험노출액)를 점검했으며 특히 제2금융권을 중심으로 건전성·유동성 리스크 관리 강화를 지도하고 익스포져가 큰 증권사 및 사업장의 위험요인에 대해 면밀한 점검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며 “관계당국 및 시장과의 소통을 확대해 시장 쏠림현상으로 인한 자금공급 왜곡을 정상화하고 정상사업장에 대해서는 원활한 자금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 자금경색 사태와 관련해서는 “현재 주요국의 고강도 통화긴축, 에너지가격 상승 등으로 대외 리스크요인이 확대되면서 한국 경제·금융시장의 변동성도 확대됐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단기자금시장에서 자금조달 애로가 있었지만 이것은 금융시스템 전반의 유동성 문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책당국은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증권사 등 특정부문에 한정해 선별적으로 유동성을 지원하고 있으며 한시적 시장안정조치를 통해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중개기능이 원활히 작동되도록 대응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금융기관간 상호연계성에 따른 시장불안이 확산되지 않도록 단기금융시장을 중심으로 이미 시행중인 시장안정조치의 진행경과를 면밀히 살펴보고 기관간 공조를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소개했다.

채권시장 안정대책에 따라 증권사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하는 게 오히려 증권업계의 도덕적 해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번 조치는 부동산 PF 과다보유 증권사의 리스크를 해소해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단기금융시장 악화 등 일시적 유동성 부족 가능성이 있는 증권사들에게 시장 안정화 목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유동성 지원을 받는 증권사가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자구계획 이행여부 등을 철저히 관리해 도덕적 해이가 없도록 하고 향후 부동산 익스포져 등 특정부문에서 위험이 과도하게 집중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 체계를 정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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