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고용률에도 질적 한계 여전…하반기 전망 ‘먹구름’

  • 뉴시스
  • 입력 2022년 7월 14일 06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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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속 경기 침체 우려에도 지난달 고용률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고용 훈풍이 계속됐다. 하지만 60대 이상 고령층이 취업자 수 증가 폭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공공행정·보건복지 비중이 상당해 질적 측면에서 고용 한계가 분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민간 주도 성장을 앞세운 현 정부의 기조에 따라 이전 정부에서 고용 증가를 이끌었던 직접 일자리 사업이 끝나고 마이너스 기저효과가 사라지면 하반기 고용 전망은 먹구름이 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7만8000명으로 1년 전보다 84만1000명(3.0%) 늘었다. 동월 기준으로 보면 2000년(87만7000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특히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전체 고용률은 62.9%로 전년 동월 대비 1.6%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1982년 7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래 동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 15~64세 고용률은 1년 전에 비해 2.0%p 오른 69.1%로 집계됐다. 이 또한 통계가 작성된 1989년 이래 같은 달 기준 가장 높았다.

반면 지난달 실업자는 88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만5000명(-18.7%) 감소했다. 경제활동인구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실업률은 3.0%로 1년 전보다 0.8%p 하락했다.

통계청은 일상 회복에 따른 대면 업종 개선 등으로 취업자는 증가하고 실업자와 비경제활동인구는 감소하는 등 견고한 고용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소비자물가가 외환위기 이후 첫 6%대를 기록하는 데 비해 성장은 주춤하며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고용 시장에는 계속해서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다만 늘어난 일자리의 ‘질적’ 한계는 여전했다. 연령별로 보면 60세 이상에서 취업자 수가 47만2000명 늘었다. 증가한 일자리 84만1000명 중 절반 이상인 56%가 고령층 일자리라는 의미다.

이와 달리 인구·산업구조별 영향으로 30대 취업자 수는 1만8000명 증가하고 40대 취업자 수는 2000명 늘어나는 데 그쳐 고용회복 추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취업자 증가분 중에는 코로나19 방역 인력 등으로 인한 일시적인 공공행정·보건복지 비중이 30.6%로 공공·준공공 부문 영향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반기 고용 전망은 더욱 암울하다. 현 정부는 재정을 통한 일자리 사업의 대폭 축소를 예고한 만큼, 이전 정부에서 추진하던 직접 일자리 사업을 더는 이어가지 않기로 했다. 이에 따라 직접 일자리 감소는 불가피하다.

기획재정부는 6월 고용동향 분석자료를 통해 “4분기 직접 일자리 사업 종료 등으로 하반기 취업자 증가 폭은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일시 채용했던 방역 인력이 축소되면 취업자 수 감소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코로나 재확산 흐름이 있어 실제 방역 인력 축소 여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내년 고용 전망에 대해서도 기재부는 “기저효과, 직접 일자리 정상화 등으로 증가 폭 둔화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지난달 발표한 경제 전망에서 올해 취업자 수 증가 폭이 60만 명에서 내년에는 15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봤다.

아울러 기재부는 과거 경제위기 때도 경제회복 과정에서 고용이 증가했다가 3년 차부터 증가 폭이 둔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내년에도 이같은 흐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1998년 IMF 외환위기 당시 3년 차인 2001년 취업자 수는 44만1000명으로 앞선 1, 2년 차 때보다 증가 폭이 줄었고, 2009년 금융위기 당시 3년 차인 2012년에도 취업자 수는 42만8000명으로 증가 폭이 둔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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