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은행, 지나친 이익추구 안돼”… 대출금리 인상 사실상 제동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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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 은행장들과 첫 간담회
“금리 상승기 예대금리차 확대 경향 금리 합리적 기준 따라 운영해야”
‘취약계층 부실 막기’ 대응책 당부도…이찬우 금감원 수석부원장 사의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 
원장은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 차가 확대돼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사실상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에 대해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20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 원장은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 차가 확대돼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사실상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에 대해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장들과 처음 만나 예대마진(대출과 예금 금리 차이에 따른 이익)으로 쉽게 돈을 버는 은행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상 은행의 대출 금리 인상에 속도 조절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20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은행장들과 첫 간담회를 열고 “금리 상승기에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경향이 있어 은행의 지나친 이익 추구에 대한 비판이 커지고 있다”며 “금리를 합리적이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산정해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은행은 금융·경제의 방파제 역할을 한다. 특히 취약계층을 보호하고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방향은 예대금리와 연결돼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금리 인상기에 대출 금리는 대폭 올리고 예금 금리는 적게 올리며 과도한 예대마진을 통해 이익을 올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최근 시중은행 고정형 주택담보대출의 금리 상단이 7%를 넘어서는 등 대출 금리 상승세가 빨라지고 있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예대금리 산정 체계와 공시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의지도 재차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금융 취약계층의 부실을 막기 위한 은행권의 자발적인 대응책도 당부했다. 그는 “정부 차원에서 서민,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전환해주는 프로그램 등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은행 자체적으로도 연체가 우려되는 차주 등에 대해 저금리 대출로 전환해 주거나 금리 조정 폭과 속도를 완화해 주는 방안도 강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은행들이 저신용자, 다중채무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높은 취약 차주들을 대상으로 채무상환 능력 등을 밀착 모니터링하고 선제적으로 채무 상담 및 맞춤형 지원에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최근 대내외 경제 상황과 관련해 이 원장은 “미국 금리 인상과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공급망 차질 등으로 경제·금융시장 상황이 복합적 위기라고 할 정도로 엄중하다”며 “앞으로 국내외 위기가 증폭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어 경각심을 갖고 리스크 취약 요인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은행 건전성과 유동성 등 시스템 리스크에 대한 관리를 주문했다. 그는 “경제충격으로 인한 신용손실 확대에 대비해 은행들의 손실흡수 능력을 확충해 나가야 한다”며 “보수적인 미래 전망을 부도율에 반영해 잠재 신용위험을 고려한 충분한 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해 달라”고 말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급증한 가계부채가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지지 않도록 DSR 규제 등으로 대출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관리해줄 것을 요청했다.

최근 이찬우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 원장은 대규모 인사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그는 “지금은 내부 인사 조직 개편보다 위기 극복 등 업계와의 협력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당장 큰 규모의 인사에 대해서는 검토 자체를 한 바 없다”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시중 은행장들과 첫 간담회#대출금리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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