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임직원에 수백억 빌려준 한은…0%대 초저리 대출 특혜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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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5월 10일 0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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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은행 전경.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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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지난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총 212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0%대의 초저리에 빌려준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국책은행에 비해 금리가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일자 한은은 향후 제도를 정비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1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직원 대여금 상세 내역에 따르면, 한은이 주택자금과 생활안정자금 명목으로 직원들에게 대여해준 금액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55억9100만원, 156억7800만원으로 총 212억6900만원에 달했다.

수혜 직원 수는 주택자금이 167명, 생활안정자금이 925명이었으며, 직원 1인당 대출액은 주택자금이 3350만원, 생활안정자금이 1690만원으로 집계됐다.

한은 홈페이지에 공시된 임직원 수는 2430명이다. 여기에 대출 수혜 대상인 무기계약직과 비정규직 등까지 포함하면 총 2619명으로 늘어난다. 중복 수혜 인원을 감안하지 않으면 직원 5명 중 2명은 회사의 자금 대여 복지 혜택을 받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은이 기재위에 제출한 재무제표 부속명세서를 보면, 한은은 지난해 직원 대여금에 따른 이자로 생활안정자금과 직원주택대여금을 합쳐 총 1억4300만원을 받았다. 전체 대여 자금인 212억6900만 원과 비교하면 이자는 매우 적은 수준이다.

한은 관계자는 “1년물 통화안정증권 평균 수익률을 기준으로 연 이자율을 정하고 있다”면서 “주택자금과 생활안정자금의 대여 금리는 지난해 모두 0.7%였으며, 올 상반기 1.1%로 올랐다”고 설명했다.

한은과 마찬가지로 특별법에 의해 설립돼 국책은행으로 분류되는 수출입은행의 사정은 다르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직원 대상 생활안정자금대출로 68억7600만원, 주택자금대출로 1억7600만원을 집행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대출 이율은 지난해 기준 연 1.8%, 올해는 연 2%대 후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설립 목적과 운용 방식이 다르긴 하지만 수출입은행과 마찬가지로 공적 자금을 운용하는 한은이 직원 대상으로 빌려주는 돈에 있어선 수출입은행의 절반도 안되는 금리를 적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직원 대상 대여금의 이율에는 통화안정증권 유통수익률을 적용하고 있다”며 “직원 대여금 이자율이 지나치게 낮다는 지적이 있어 향후 제도를 개선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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