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가격 또 10% 오른다…포켓몬빵도 가격 오를까?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2일 14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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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에도 수입 곡물 가격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일 전망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 이후 국제 곡물 가격의 변동성이 커진 데다 원·달러 환율과 해상운임 상승으로 수입 곡물 가격의 인상 압박이 더 높아질 수 있다.

특히 수입 곡물 가격 인상으로 이를 주재료로 쓰는 빵 가격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 단적으로 제분업계의 밀가루 가격 인상은 국내 빵 제조업체들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포켓몬빵도 가격 인상 가능성에 노출된 상태다.

12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올 2분기 국내로 수입하는 식용 곡물은 전 분기 대비 10.4% 상승할 전망이다. 이중 사료용 곡물은 13.6% 오를 예정으로 상승폭이 더 클 수 있다.

식용 곡물과 사료용 곡물은 지난해부터 올해 2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올 2분기 식용 곡물 가격은 전년 대비 43.7% 증가할 전망이다. 사료용은 전년 동기 대비 47.3%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농업관측센터는 지난달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거래되는 국제 곡물 선물 가격지수가 전달 대비 19.1% 오른 195.2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는 역대 최고치다. 밀은 1t당 421달러로 전달 대비 42.1% 올랐다. 옥수수와 콩은 각각 15.2%, 6.2% 상승했다.

이처럼 가파른 국제 곡물 가격 상승은 국내 밀가루 가격 인상 요인이 될 조짐이다. 한국의 경우 밀가루 주원료가 되는 소맥을 미국과 호주에서 들여오는 만큼 단기적 영향은 적지만 국제 밀 가격 상승에 따른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수 있다.

대한제분과 CJ제일제당, 삼양사 등 주요 밀가루 제조사의 경우 국제 밀 가격 동향을 살피며 B2B(기업간 거래) 제품 공급 단가를 조정할 계획이다. 단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제품은 매출 비중이 적어 가격 조정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주요 밀가루 제조사가 밀가루 공급가를 올릴 경우 밀가루를 많이 사용하는 외식 업계를 비롯해 과자, 빵, 라면 등 주요 가공 식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은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빵의 경우 국제 밀 가격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품목이다. 만약 제분업계가 B2B(기업간 거래)용 밀가루 공급 단가를 인상할 경우 빵을 생산하는 업체들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된다.

파리바게뜨의 경우 지난 2월 총 756개 품목 중 빵과 케이크류 등 66개 품목을 대상으로 평균 6.7% 가격을 인상했다. 지난해 2월 95개 제품 가격을 올린 뒤 1년 만에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이다. 파리바게뜨는 올해 추가 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파리바게뜨는 B2B 밀가루와 원맥 구입을 병행하고 있다. 미국과 호주 등에서 원맥을 장기 계약을 통해 구입한 뒤 자체적으로 밀가루를 만들어 쓰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적인 원재료 가격 변동에 따른 빵 가격 조정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반면 뚜레쥬르는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뚜레쥬르는 지난해 1월 원재료와 인건비 인상을 반영해 90개 제품 가격을 평균 9% 올렸다. 경쟁사가 1년 만에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을 고려할 때 올 초 주요 제품 가격 인상이 유력한 상황이다.

국제 밀 가격이 지속 상승할 경우 최근 3040세대에 인기를 끌고 있는 포켓몬빵 등 편의점·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양산빵 가격도 일제히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포켓몬빵을 생산하는 SPC삼립은 그룹 차원에서 밀가루와 원맥 관리를 하고 있어 제품 가격 인상 요인은 당분간 발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다만 수입 곡물 가격이 추가로 더 상승할 수 있는 것은 우려했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수입 곡물 가격이 계속 상승하며 밀가루 가격이 크게 뛴 상황”이라며 “빵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식용유와 버터 가격도 많이 올라 빵 가격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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