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재매각 본격 돌입…쌍방울-KG그룹 ‘2파전’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0일 14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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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주간사 EY한영, 스토킹호스 방식 검토
이달 중순 내 입찰 과정 본격화 할 전망
상거래채권단, 법원에 재매각 절차 간소화 요구하는 탄원서 제출 예정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의 모습. 2022.3.28/뉴스1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의 모습. 2022.3.28/뉴스1
에디슨모터스와의 계약 해지 이후 4월부터 재개한 쌍용자동차 인수전이 다음주 재매각 방식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여부 등이 결정되며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4~5곳이 매각 주간사 EY한영회계법인에 인수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중 쌍방울그룹과 KG그룹이 경쟁하는 ‘2파전’ 양상이 펼쳐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EY한영회계법인은 재매각 방식으로 ‘스토킹호스’ 방식을 선택해 조만간 서울회생법원에 신청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토킹호스는 우선 매수권자를 선정(사전계약 체결)해 다시 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우선 매수권자는 입찰 과정에서 더 높은 입찰가(인수금액)가 제시되질 않거나, 나오더라도 그만큼 입찰가를 증액한다면 남은 절차를 마저 진행해 인수합병(M&A)을 마무리 할 수 있다.

스토킹호스는 인수합병(M&A) 및 회생계획안 인가 마감 시한인 10월 15일까지 6개월여밖에 남질 않은 시점에 매각 절차를 간소화 하면서 인수대금을 끌어올릴 수 있는 최적의 방안으로 여겨지고 있다. 법원의 매각 방식 승인과 본격적인 인수 절차 개시 시점은 4월 중순 경이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때 유력한 우선 매수권자 후보로 거론되는 쌍방울 그룹은 이달 초 EY한영에 구두로 인수 의향을 밝힌데 이어 최근 법원과 EY한영에 다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매각 절차가 확정되질 않은 상황에서 지금 제출하는 LOI는 아무런 법적 효력도 없지만 그만큼 강력한 인수 의사를 내비침으로써 쌍용차 인수전에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전략이다.

특장차 계열사인 광림의 성석경 대표를 인수 태스크포스 단장으로 내세운 쌍방울그룹은 증권사 투자를 약속받아 유상증자를 하는 것으로 자기자본 4500억 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지난해 이스타항공 때 마련해둔 자금까지 합하면 현재까지 6500억 원을 마련했다는 게 쌍방울그룹 측의 설명이다. 쌍방울그룹 관계자는 “기타 기관투자자도 접촉하고 있어 이들을 통해 1조 원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G그룹 또한 지주사격인 KG케미칼을 필두로 인수전 참여에 무게를 두고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번 인수전의 관건으로 꼽히는 자본력에 대해서도 쌍방울그룹 못지 않은 자신감을 내비친다. 자회사 KG ETS의 폐기물 사업부를 매각한 대금 5000억 원을 하반기(7~12월)에 받게 되는데다가 그룹 내 사내유보금도 3600억 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KG그룹은 쌍용차 인수가 2차전지 생산에 필요한 소재인 황산니켈을 공급하는 자회사 KG에너켐과의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낼 것으로 보고 있다. KG그룹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검토중이긴 하지만 충분히 참여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면서도 “다만, 컨소시엄과 재무적투자자(FI) 구성 방식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쌍용차의 주요 채권단 중에 한 곳인 상거래채권단은 13일 법원에 “매각절차를 빠르게 진행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을 세워 재매각 절차에 속도가 더 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쌍용차에 부품납품 대금 등을 지급받지 못 한 340여 개 업체로 구성된 상거래채권단은 앞서 3048억 원의 인수대금을 제시했던 에디슨모터스와의 M&A 과정에선 낮은 변제율(1.75%)에 인수자 교체를 요구하며 반발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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