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아파트 두달 만에 4억원 뚝?…‘하락 직거래’ 조정일까 꼼수일까

  • 뉴스1
  • 입력 2022년 4월 8일 07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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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 단지. 2022.4.5/뉴스1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강남구 아파트 단지. 2022.4.5/뉴스1
서울 아파트 거래절벽이 지속되는 가운데 ‘직거래’ 비중은 매달 10%를 상회하고 있다. 고가 단지가 밀집한 지역에서 ‘똘똘한 한 채’가 수억원씩 하락한 값에 거래되는 경우도 다수 포착된다. 업계에서는 일부 사례는 매매 거래 형태를 띤 편법 증여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직거래 여부가 공개된 지난해 11월부터 전날까지 이뤄진 아파트 거래 5442건 중 직거래는 780건(14.33%)이었다. 시행 첫달 9.4%에 불과했던 직거래 비중은 Δ12월 12.80% Δ1월 19.24% Δ2월 12.4% 등으로 꾸준히 10%를 웃돌았다.

직거래란 공인중개사를 끼지 않고 거래 당사자끼리 곧바로 거래하는 방식이다. 중개수수료를 절감하기 위해 직거래를 택하기도 하지만, 가족이나 친인척 등 특수관계에서 양도의 탈을 쓴 편법 증여 수단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시세보다 싸게 매매하는 형식으로 세금을 줄이는 것이다.

이런 탓에 중개거래 시세보다 낮게 거래되는 일이 종종 포착된다.

송파구 문정시영 전용면적 39.69㎡(6층)는 지난 3일 5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2월 실거래가(7억5000만원·7층) 대비 2억2500만원이 하락한 것이다. 신고가인 지난해 11월(8억7500만원·6층)과 비교하면 무려 3억5000만원이 떨어졌다. 그러나 호가는 여전히 높다. 현재 이 단지 전용 39.69㎡ 호가는 8억2000만원~9억원 사이에 형성돼있다.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 아파트 전용 59.88㎡(18층)도 지난 3월 14억원에 직거래됐다. 올해 1월 같은 면적이 18억8300만원(9층)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4억원가량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호가는 여전히 18억원~19억5000만원에 형성돼있다. 리모델링 추진 단지라 기대감이 높아져 전용 84㎡는 지난 2월 24억원에 신고가를 기록한 뒤 호가가 26억원까지 오른 상태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직거래 중 다수가 양도소득세나 증여세를 줄이기 위한 편법 거래일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눈에 띄는 저가 직거래는 보통 가족 사이에서 시세보다 싼 값에 넘기려는 시도로 추정한다”며 “직전 거래나 호가와 차이가 너무 크면 더욱 꼼수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했다.

하지만 세금을 줄이겠다며 편법으로 직거래를 시도하다 적발되면 오히려 더 과중한 세금을 낼 수도 있다. 세법에서는 시가와 양도가액의 차액이 시가의 5% 또는 3억원 이상 차이가 날 경우, 양도세 회피를 위해 가격을 낮춘 것으로 보고 시가대로 양도세를 부과한다. 매매 가격이 시세보다 너무 낮으면 오히려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편법 증여 사실이 드러날 경우 가산세를 포함한 탈루세액도 추징된다. 정부와 지자체는 부당거래를 꾸준히 모니터링 중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WM컨설팅센터 부동산 팀장은 “허위로 신고한 사실이 드러나면 원래 냈어야 하는 세금의 40%까지 붙는 과소 신고 가산세에 납부 불성실 가산세까지 부과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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