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그리고 공존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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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그리고 공존]‘미래 비전’ 실천하는 한국 기업들
클라우드… 빅데이터… 로보틱스
“신성장 동력으로 새 미래 주도”
재난 상황 기부 함께 기술력 보태…“기업가치 뛰어 넘어 공존 모색”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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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기술이 융·복합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격변하는 대외 정세까지 겹치면서 기업들은 갈수록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내몰리고 있다. 요즘 경영학자들이 뷰카(VUCA)를 자주 언급하는 것도 그래서다. 뷰카는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을 뜻하는 경영 용어다.

기업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한편, 기업 가치를 뛰어넘어 사회 구성원과의 공존 방법을 찾고 있다. 혁신을 통해 생존할 방법을 모색하고 더 나아가 사회 구성원과의 공존이 가능한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100년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기존 사업에 안주하지 않고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모바일, 로보틱스 등 새로운 사업 분야를 발굴하려는 노력은 분야를 막론하고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모빌리티 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2’에서 로보틱스의 미래 청사진을 그렸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조직 내에 ‘로보틱스랩’을 만들어 웨어러블 로봇, AI 서비스 로봇, 로보틱 모빌리티 등 인간과 공존하는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배터리(Battery), 바이오(Bio), 반도체(Chip) 등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거리인 BBC를 SK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아 글로벌 영토를 키워나가는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전했다. SK만의 성장이 아니라 대한민국 재계의 협력을 바탕으로 국가경쟁력을 키워나가겠다는 구상이다.

포스코그룹은 최근 지주사 체제로 개편한 뒤 철강과 이차전지소재 등 7대 핵심사업을 발굴하며 2030년까지 기업가치를 3배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밝혔다. 현대중공업지주 또한 선박제조사에서 미래제조사로의 도약을 목표로 내걸고 친환경 선박과 자율운항선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두산그룹은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수소연료전지 발전 분야를 한층 더 고도화하는 것과 동시에 신시장으로 꼽히는 해상풍력 발전사업도 개척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2’에서 △메타버스 △AI반도체 △양자암호 등 자사가 보유한 3대 미래 기술력을 선보이면서 올해를 이 기술의 글로벌 진출을 이뤄내는 해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각자의 방식으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모습도 나타난다. 국가적 재난 상황에 기부와 기술력을 보태는가 하면 환경파괴를 막기 위한 투자에 나서는 기업도 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요가 폭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의 국내 공급 확대를 위해 중소 생산업체를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 긴급 지원에 나섰다. 2020년 2월 마스크 공급 대란이 일었을 땐 마스크 제조업체 4곳에 삼성전자의 제조 전문가 50명을 긴급 투입하기도 했다.

포스코그룹은 4일 발생한 산불로 인해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지역의 산불 피해 복구 및 이재민 지원을 위해 재해성금 20억 원을 전국재해구호협회에 기탁했다. 성금과는 별도로 이재민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세면도구, 이불 등 생활필수품으로 구성된 ‘산불피해주민 긴급 구호키트’ 500개를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또한 6일 전국재해구호협회에 성금 50억 원을 전달하고 생수와 라면 등의 기본 생필품을 지원했다.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한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는 기업도 있다. 지난해 한화그룹은 KDB산업은행과 그린에너지 육성을 위한 산업·금융 협력 프로그램 협약을 체결했다. 녹색기술을 보유한 중소·중견 기업을 대상으로 10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운영하는 한편, 한화의 차세대 신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에만 안주하면 금방 도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보니 저마다 혁신의 철학과 미래 비전을 정립하고 이를 발 빠르게 실천하고 있다”며 “더불어 공생의 가치를 훼손하면 절대 지속될 수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성장과 지속성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동아일보 102주년#성장… 그리고 공존#기업#미래 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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