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채 특공 청약에 1명 지원…관망세 커진 수요자, 얼어붙는 분양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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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2월 15일 17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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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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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북 경주시 건천읍 일대에 들어서는 549채 규모 A단지. 14일 345채에 대한 특별공급 청약을 받았는데 단 1명만 지원했다. KTX와 SRT 신경주역이 가까운 역세권 단지였지만 특공 물량 대부분인 344채가 미달 난 셈이다.

#2.
인천 연수구 송도동 96채 규모 B단지는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14일까지 4차례에 걸쳐 무(無)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2채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특히 3차 무순위청약에서는 85명이 청약하고도 당첨자 전원이 최종 계약을 포기했다.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지며 분양 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 영향으로 매수심리가 위축되며 전국 곳곳에서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15일 발표한 2월 분양경기실사지수(HSSI) 자료에 따르면 전국 HSSI 전망치는 71.5로 전월 대비 4.7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째 내림세로 2020년 9월(60.8) 이후 1년 5개월에 최저치다. HSSI는 분양을 앞뒀거나 분양 중인 단지의 분양 실적 예상치를 나타낸 것으로 100보다 낮으면 분양 악화를 예상하는 사업자가 많다는 의미다.

특히 지방 분양 시장 전망이 악화됐다. 대구가 57.6, 경북 66.1, 광주 65.1, 세종 61.5 등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전망치가 70.1이었다. 서울은 지난달 82.8에서 이달 84.8로 올랐지만 경기(78.3→73.6)와 인천(80.7→76) 모두 하락했다.

분양 시장이 위축된 건 시장의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장 집을 매수하기보다는 집값이 본격 하락할 때까지 더 지켜보자는 심리가 커진 것이다.

이날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에 따르면 1월 전국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5.8로 전월(109.4)보다 3.6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19년 5월(97.3) 이후 2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지수는 각 지역 주민과 중개업소를 조사해 산출한다. 0∼95는 하강, 96∼114는 보합, 115∼200은 상승 국면으로 보는 응답자가 많다는 의미다.

서울은 지난달 105.3으로 전월(108.1) 대비 2.8포인트 내려 5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방은 같은 기간 110.3에서 106.2로 내려 4개월 연속 하락세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분양 시장도 지역별 양극화가 심해질 것”이라며 “청약할 때도 미래 가치를 잘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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