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큰손 ‘영포티’ 더 모셔오자” 쇼핑앱-홈쇼핑 화려한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2월 14일 03시 00분


코멘트

브랜드 늘리고 리뷰 더 상세하게…쿠폰 등 할인혜택 더해 고객 유치
백화점 여성복은 4050 매출 줄고 쇼핑앱은 월매출 20배 늘어난 곳도

워킹맘 김모 씨(40)는 최근 모바일 쇼핑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간절기 카디건을 장만했다. 백화점에서 ‘아이쇼핑’만 한 뒤 온라인에서 가격을 비교해 매장 판매가보다 20∼30% 싸게 샀다. 김 씨는 “온라인에서 살 수 있는 브랜드가 많아지고 리뷰도 상세해지면서 매장에 갈 필요를 못 느낀다. 쿠폰과 할인 혜택도 많아 훨씬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4050세대 중장년 ‘패피(패션피플)’들을 잡기 위한 온라인 쇼핑 각축전이 불붙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백화점 여성복 시장은 위축된 반면 20대부터 온라인 쇼핑을 경험한 ‘영포티(젊은 40대)’, 비대면 소비에 눈을 뜬 ‘영피프티(젊은 50대)’가 온라인 패션몰로 유입되며 판을 키웠기 때문이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3대 백화점 여성 패션 매출에서 40대와 50대 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모두 감소했다. 롯데백화점 여성복 코너의 4050 고객의 매출 비중은 2020년 58.3%에서 지난해 57.0%로, 신세계백화점은 54.9%에서 53.1%로 줄었다. 현대백화점도 56.3%에서 55.1%로 감소했다. 4050 고객의 매출 공백은 2030 여성 고객들이 채웠다.

백화점들은 최근 보복소비 경향에 따라 해외 럭셔리 상품과 젊은 고객 유입에 도움이 되는 스트리트 브랜드 입점을 늘려왔다.

백화점 여성복 매장의 부침은 4050세대 온라인 쇼핑에 주목하던 신흥 플랫폼에 기회였다. 4050 여성은 개별 패션 취향이 확고해 플랫폼에 한번 들어오면 충성 고객이 될 가능성이 큰 데다 구매력까지 높은 ‘큰손’이기 때문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의 패션시장 분석 보고서(KFI)에 따르면 50대 여성이 인터넷 및 모바일에서 일상복을 구매한 비율은 2020년 상반기(1∼6월) 6.2%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 2배 이상인 13.2%로 늘었다.

CJ온스타일이 지춘희 디자이너와 손잡고 선보인 패션 브랜드 ‘지스튜디오’는 합리적인 가격의 프리미엄 의류를 원하는 40대 여성 고객들을 타깃해 지난해 연간 주문액이 800억 원을 넘었다. 4050 여성 패션앱 대표 주자 퀸잇은 최근 40대 주부 모델들이 아파트 단지에서 찍은 광고를 통해 차별화된 패션을 원하는 중장년 여성들의 니즈를 표현했다(오른쪽 사진). CJ온스타일 제공, 퀸잇 광고화면 캡처
CJ온스타일이 지춘희 디자이너와 손잡고 선보인 패션 브랜드 ‘지스튜디오’는 합리적인 가격의 프리미엄 의류를 원하는 40대 여성 고객들을 타깃해 지난해 연간 주문액이 800억 원을 넘었다. 4050 여성 패션앱 대표 주자 퀸잇은 최근 40대 주부 모델들이 아파트 단지에서 찍은 광고를 통해 차별화된 패션을 원하는 중장년 여성들의 니즈를 표현했다(오른쪽 사진). CJ온스타일 제공, 퀸잇 광고화면 캡처
4050 여성 패션앱 시대를 연 퀸잇은 지난해 월 거래액이 100억 원을 돌파하며 연초보다 20배 이상 늘었다. 백화점 입점 상품 등 700여 개 브랜드를 판매 중이다. 카카오스타일의 포스티는 지난달 거래액과 회원 수가 출시 초반인 지난해 8월 대비 각각 3배, 4배로 늘었다.

패션 브랜드와 TV홈쇼핑 업계도 온라인 및 브랜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여성복 1위 한섬은 온라인 사업을 강화하며 지난해 4050 고객 매출이 전년보다 28.7% 증가했다. 온라인 매출 비중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2%)와 비교해 2배 가까이로 증가한 21%를 기록했다. 지난해 TV홈쇼핑 업계 최초로 패션 취급액 1조 원을 넘긴 CJ온스타일은 국내외 패션 디자이너와의 협업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론칭하고 품질과 트렌드를 강화한 자체 브랜드를 육성했다.

자기 투자를 아끼지 않는 밀레니얼 세대까지 40대에 편입되면서 중장년 여성 패션의 온라인 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패션 플랫폼 비플로우는 올해 4050 여성을 위한 온라인 상품 데이터들이 기존보다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모든 플랫폼과 브랜드가 온라인으로 모이면서 4050 여성 패션족의 온라인 쇼핑 선택폭이 더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온라인 쇼핑#쇼핑앱#홈쇼핑#패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