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한 2020년 집 안에서 머무는 ‘집콕’ 생활로 가구나 가전, 자동차 등 내구재 소비에 주력한 소비자들이 지난해엔 가방, 옷 등을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졌지만 소비자들이 외출 준비를 위한 소비에 적극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통계청 2021년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소매판매액 지수는 119.1(2015=100)로 1년 전(112.9)에 비해 5.5% 상승했다. 의복 등 준내구재(1년 이상 사용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가인 내구재)가 12.4%,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가 3.1%, 가전제품 등 내구재가 5.1% 증가하는 등 제품군별로 판매가 대부분 증가했다.
준내구재 판매가 이같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은 1999년 13.2% 이후 22년만이다. 코로나19가 확산된 2020년에 내구재 판매가 전년 대비 12.5% 줄어든 데 따른 기저효과로 보인다. 소비자들이 코로나19로 외출이 제한되며 미뤄둔 내구재 소비를 지난해에 몰아서 한 것이다.
지난해 준내구재 중에서도 판매가 전년에 비해 가장 늘어난 품목은 가방이다. 지난해 가방의 소매판액지수는 116.7로 1년 전(84.5) 대비 38.0% 증가했다. 가방 품목의 경우 2020년 전년 대비 32.1% 줄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 성격이 강하다. 특히 해외여행 등 여가활동을 하지 못하는 대신 명품가방 등을 사는 이른바 ‘보복소비’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의복 판매액도 2020년 17.4% 줄었지만 작년에는 15.0% 늘었다. 가방이나 의복 판매가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2년차 때인 지난해 소비자들이 바깥활동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2020년 급증했던 내구재 소비는 2021년에도 나쁘지 않았다. 승용차 판매액은 2020년 전년 대비 16.3% 급증했고 지난해는 0.3% 감소하는 데 그쳤다. 여전히 승용차 구매 수요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산차 판매는 6% 줄었고 수입차 판매가 13%나 늘었다. 다른 내구재인 가전제품은 2020년 판매가 21.2%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 9.5% 증가했다. 가구 역시 2020년 판매가 23.3% 급증한 후 다시 지난해 5.0%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연말로 갈수록 준내구재 소비가 증가하는 추이를 보였지만 지난해엔 내구재 판매도 상당 부분 좋은 한 해였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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