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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금리 또 올랐어?” 가슴 내려앉는 영끌족

입력 2022-01-17 03:00업데이트 2022-01-1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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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부담-집값 하락 압력 커져 한숨
#1. 서울 강서구에 사는 워킹맘 이모 씨(31)는 요즘 이자 부담에 밤잠을 설친다. 지난해 2월 3억 원을 대출받아 강서구 아파트를 7억5500만 원에 사들였다. 당시 연 2%대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 들어 연 5%대까지로 올랐다. 그는 “육아휴직 중이라 남편 홀로 돈 버는데 원리금을 매달 60만 원 더 내게 됐다”고 한숨을 쉬었다.

#2.
신용대출 1억 원을 받아 주식에 투자했던 회사원 권모 씨(33)는 최근 ‘손절매’에 나섰다. 지난해 연 2%대였던 금리가 4%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는 “대출 이자만 매달 10만 원 이상 늘었다”며 “주식 일부를 손해 보고 팔아 빚을 메웠다”고 했다.

이달 14일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오른 데다 연내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되며 무리한 대출로 부동산이나 주식을 사들인 이른바 ‘영끌족’과 ‘빚투족’에 비상이 걸렸다. 대출·세제 규제 강화 등으로 부동산 매수심리가 위축되며 일부 지역 집값이 떨어지고 있어서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상이 집값 하락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하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14일 기준 연 3.57∼5.07%로 집계됐다. 2020년 12월 말(2.52∼4.05%)과 비교해 1년 사이 최저금리와 최고금리 모두 1%포인트 이상 올랐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 기준)도 연 3.44∼4.73%로 이 기간 1%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다.

서울 광진구 아차산에서 바라본 야경. 2021년 한해 다양한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지만 거주의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부동산시장에서는 당분간 거래절벽이 계속되며 집값 하락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국토연구원이 전국 주택 실거래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금리 변수가 44.5%로 가장 높았다. 실제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178.94로 전달(180.36)보다 0.79% 하락했다. 이 지수가 떨어진 건 2020년 4월 이후 19개월 만이다. 서울에서 동북권(노원 도봉 강북구 등)과 서남권(구로 금천 영등포구) 등 패닉바잉(공황구매)이 집중됐던 지역의 하락폭이 컸다.

하락 거래 비중도 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968건 잠정치) 2건 중 1건(50.6%)이 직전 거래보다 떨어진 가격에 팔렸다. 서울 노원구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30평대(전용면적 84m²)가 9월 9억8500만 원에 최고가에 팔린 뒤 지난달 9억4000만 원에 거래됐고 호가도 5000만 원 이상 낮아졌다”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출 금리가 오르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기) 매수’ 시대는 사실상 끝났다”며 “관망세가 짙어지며 상반기(1∼6월) 집값이 약보합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거래가 드문 상황에서의 가격으로 본격 하락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병탁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향후 집값 선행지표로 통하는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을 보면 대출 이자 부담으로 나오는 매물이 아직은 없다”며 “대선 이후 부동산정책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기엔 부채 상환을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승안 우리은행 TCE강남센터장은 “(이자 부담을) 버틸 수 없다면 빚을 먼저 갚는 게 좋다”고 말했다. 김현섭 KB국민은행 한남PB센터장은 “신규 대출은 고정금리로 받고 기존 대출을 갈아탈 땐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지 한도가 줄지 않는지를 살펴야 한다”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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