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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누리호 첫 발사 실패는 설계오류 때문

입력 2021-12-30 03:00업데이트 2021-12-3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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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발사, 내년 5월서 하반기로 연기
올해 10월 21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됐지만 궤도 진입에 실패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동아일보DB
올해 10월 21일 한국형 독자 우주 발사체 ‘누리호’가 첫 발사에 실패한 것은 설계 오류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누리호의 2차 발사 일정이 당초 내년 5월에서 하반기로 미뤄지는 게 불가피해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29일 누리호 1차 발사에서 위성모형이 궤도에 투입되지 못한 원인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10월 말 항우연 연구진과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누리호 발사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기술적 사항을 조사했다.

최환석 조사위원장(항우연 부원장)은 “누리호의 3단 산화제 탱크 내부에 장착돼 있는 헬륨 탱크의 고정 장치를 설계할 때 비행 중 부력 증가에 대한 고려가 미흡했다”고 밝혔다. 고정 장치를 지상 기준으로 설계하는 바람에 비행 중 떨어져나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헬륨 탱크가 산화제 탱크 내부를 돌아다니며 충격을 줬고 결국 연료를 태우는 역할을 하는 산화제가 누설되며 3단 엔진이 일찍 꺼졌다는 설명이다.

누리호 3단 엔진 설계 다시해야… 2호기 5월 발사 불가능
과기부 “첫 발사 실패, 설계 오류탓”


올해 10월 첫 발사 도전에 실패한 한국형 우주 발사체 누리호는 1단과 2단 엔진 연소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3단 엔진의 연소시간이 애초 계획된 521초보다 46초 짧은 475초에 종료된 것이 문제였다. 산화제 탱크 압력이 떨어지는 바람에 엔진 출력이 감소했고 연소시간이 목표보다 모자랐다는 점이 사고 직후 원인으로 지목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진과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한 누리호 발사조사위원회를 구성해 5회에 걸쳐 조사위를 연 뒤 연소시간 부족의 원인을 규명해 발표했다.

조사위에 따르면 누리호 첫 발사 당시 산화제 탱크에 설치된 헬륨 탱크 3개 중 1개가 고정장치에서 빠지면서 탱크 내부에 부딪쳐 헬륨 탱크에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곧이어 산화제가 누출되면서 3단 엔진에 유입되는 산화제 양이 줄어 연소가 조기에 종료됐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산화제 내부 압력을 유지해주는 헬륨을 공급하는 헬륨 탱크가 고정장치에서 빠진 이유는 발사 직후 이 탱크에 가해지는 액체산소의 부력(뜨는 힘)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고정장치를 설계할 때 비행 중 부력 증가에 대한 고려가 미흡했던 것이다. 이탈한 헬륨 탱크가 계속 움직이며 탱크 배관을 변형시켜 헬륨이 새나갔고, 산화제 탱크에서도 균열이 생겨 산화제가 새나가게 됐다.

데이터 분석에서 누리호 발사 36초 만에 3단 탱크에서 충격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리호 원격계측장치가 보낸 2600여 개의 데이터에 따르면 비행 시작 36초 후 비행 과정에서 3단 탱크 연결 트러스와 위성 어댑터에서 예상치 못한 진동이 측정됐다. 헬륨 탱크에서 헬륨이 누설되기 시작했고 산화제 탱크 기체 압력이 오르기 시작했다.

시간대별로는 이륙 67.6초 후 산화제 탱크 기체 압력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산화제 탱크 상부 표면온도도 급격히 떨어졌다. 115.8초에는 헬륨 탱크 압력이 줄면서 3단 산화제 탱크 기체 압력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산화제 탱크 내부에서 헬륨 탱크가 떠다니며 탱크 내벽에 부딪쳐 쿵쿵거리는 소리도 포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환석 조사위원장(항우연 부원장)은 “3단 산화제 탱크 내부에 장착된 헬륨 탱크 고정장치를 설계할 때 지상에서의 부력은 고려했지만 실제 비행할 때엔 최대 4.3G(G는 표준 중력 가속도 단위·1G는 지상에서의 중력) 가속도가 발생했다”며 “지상 상황의 부력만 고려하다 보니 최대 가속도인 4.3G에서의 부력을 고려하지 않은 실수가 있었다”고 말했다. 고정환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본부장은 “지상에서만 실험을 진행하다 보니 비행 상황에 대한 고려가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은 이번에 밝혀진 원인을 토대로 누리호 기술 보완을 위한 세부 조치 방안을 마련하고 추진 일정을 확정하기로 했다. 헬륨 탱크 고정부와 산화제 탱크 구조를 강화하는 것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고 본부장은 “탱크 내부 작업이 필요해 언제 마무리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빠른 시간 내로 설계를 변경하고 예상 일정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내년 5월로 예정됐던 2차 발사는 미뤄져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우연에 따르면 현재 3단 로켓 2호기가 내년 5월 발사를 앞두고 조립된 상태로 대기하고 있고 3호기는 현재 조립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항우연 관계자는 “2호기는 완제품인 상황이라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시 뜯어내야 해 현상태로는 당장은 사용이 불가능하고 조립 중인 3호기를 빠르게 고쳐 사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미국 우주탐사업체 스페이스X에서도 동일한 부력에 의해 헬륨 탱크가 산화제 탱크와 충돌해 폭발 사고로 이어진 적이 있다”며 “향후 철저한 보완을 통해 2차 발사를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누리호는 1.5t의 실용위성을 고도 600∼800km의 지구 저궤도에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된 3단형 우주발사체다. 독자 기술로 확보한 75t급 액체 엔진 4기를 묶어 300t의 추력을 내는 1단 엔진과 75t급 액체 엔진 1기로 구성된 2단 엔진, 7t급 액체 엔진 1기로 이뤄진 3단 엔진으로 구성된다.

서동준 동아사이언스 기자 bios@donga.com
조승한 동아사이언스 기자 shinj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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