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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철도역사에 청년 전용 공공임대주택…행복주택과 유사 논란

입력 2021-12-09 10:35업데이트 2021-12-09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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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안산·시흥에서 서울 여의도를 연결하는 ‘신안산선’과 경기 양주 덕정에서 수원시를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C노선’의 일부 역사에 청년 전용 공공임대 아파트가 들어선다.

또 앞으로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될 철도사업이나 GTX 사업으로 건설될 철도역사에 공공임대 등 공공주택을 짓는 게 의무화된다. 이렇게 늘어난 주택공급 등을 통해 얻어진 수익은 철도요금 인하나 철도운영 지원금 등으로 활용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철도와 공공주택 복합개발 방안(이하 복합개발)’을 확정하고, 9일(오늘)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신안산선과 GTX-C 노선의 8개 역사에 1000채 규모의 공공임대주택 건설사업이 시범적으로 추진된다. 또 속도감 있는 복합개발 추진을 위해 올해 말부터 ‘철도건설법’ 등 관련 법령 개정 작업이 추진된다. 이와 함께 내년 말까지는 복합개발을 통해 발생하는 이익을 요금인하 등에 활용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가칭) 광역철도 업무처리지침’도 마련된다.

이번 조치는 택지 확보가 어려운 서울 등 도심과 3기 신도시 등 신규로 조성되는 택지지구에서 대중 교통망을 사전에 갖춘 공공주택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또 민자사업으로 추진될 각종 철도사업이 수익성 확보를 위해 요금을 높게 책정하는 일을 막으려는 의도도 담겨있다.

여기에 현 정부 출범 이후 폭등한 부동산 가격으로 좌절하고 있는 2030세대를 달래기 위한 용도일 가능성도 엿보인다. 실제로 정부는 이번 조치로 공급될 아파트를 ‘특화형 청년임대주택’으로 이름 붙였다.

강희업 국토부 철도국장은 이와 관련해 “철도와 도시·주택의 복합개발을 통해 서민 주거지원과 철도 요금 인하 등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부겸 국무총리도 이날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복합개발이) 기존 공공주택 공급방식과는 새로운 모델로서, 향후 다양한 주거유형 개발과 주거환경개선 사업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랑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추진했던 ‘행복주택’과 제도 취지나 실행방법이 중복되는 부분이 적잖아 ‘새로운 주거공급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은 과도한 해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 신안산선, GTX-C 노선 역사에 청년 전용 임대아파트 들어선다
GTX-C 노선 창동역 공공주택 조감도/ 국토교통부 제공© 뉴스1
국토부에 따르면 복합개발의 시범사업으로 추진될 신안선과 GTX-C 노선을 활용한 ‘특화형 청년임대주택’ 사업은 일반적으로 철도 이용 시설만 있는 철도역에 건물을 올리고 저층부는 철도이용 시설로, 고층부는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는 게 핵심이다.

철도사업자가 건물을 짓고, 서울주택공사(SH)나 경기주택공사(GH) 등 공공이 주택을 매입한 뒤 대학생 등 청년층에게 매입임대나 장기전세 주택 형태로 공급하게 된다.

2025년 개통 예정으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신안선의 경우 15개 역 가운데 영등포·대림삼거리·시흥사거리·한양대역 등 4곳에 약 500채가 지어진다. 특히 한양대(에리카 캠퍼스)역사는 캠퍼스 혁신파크로 지정된 땅에 추가 출입구를 설치하고, 240명을 수용할 수 있는임대주택을 짓는 방안이 추진된다.

2026년 개통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GTX-C 노선에선 10개 역 가운데 창동·청량리·양재·덕정역 등 4곳에 500채가 들어선다. 특히 창동역은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을 통해 창동역과 연결된 임대주택을 짓되, 지역전략산업인 문화·예술 산업 관련 창업인과 관계자들에게 우선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이렇게 지어진 임대주택은 시세의 50% 이하의 임대료만 내면 살 수 있다. 입주민은 건물 내 엘리베이터 등을 이용하면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어 통학이나 출퇴근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국토부는 기대했다.

● 철도역사+공공주택 짓는 복합개발 의무화된다
국토부는 이런 방안을 인천 송도에서 남양주 마석을 잇는 GTX-B 노선이나 경기 부천 대장에서 서울 홍대입구를 연결하는 대장홍대선 등의 사업자 선정 조건에도 반영할 방침이다. 공공주택을 더 많이 지을 수 있게 철도역사 부지를 기존보다 넓게 확보하도록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또 현재 사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인 5개 지방권 광역철도 선도사업에도 이를 반영하기로 했다. 5개 사업은 △광주~나주 광역철도 △대구~경북 광역철도 △용문~홍천 광역철도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 등이다.

장기적으로는 철도역사 복합개발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3기 신도시 등 신규택지를 매각 입찰할 때 사업자가 광역교통망(철도·도로)을 운영하는 기관과 업무협약 등을 체결하고, 요금 인하나 운영비 등을 지원하는 계획을 제시하면 가점을 주기로 했다.

● 새로운 주택공급 모델 vs ‘행복주택’의 업그레이드 버전
이같은 복합개발에 대한 정부의 기대는 매우 높아 보인다.

김부겸 총리는 이날 주재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복합개발이) 기존 공공주택공급 방식과는 다른, 살기 편리한 주택을 보다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새로운 모델”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번 모델은 교통과 주택공급을 연결하는 새로운 시도이며, 향후 다양한 방식의 주거유형 개발과 주거환경개선 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극찬했다.

하지만 철도역사나 주변용지를 활용한 공공주택 공급방안은 역대 정부에서 자주 검토됐던 사업이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양천구청역에 위치한 신정차량기지에는 2298채 규모의 장기공공임대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이 아파트는 1995년에 완공돼 현재도 사용되고 있다. 철도역사를 활용한 공공주택이 새로운 모델이 아니라는 뜻이다.

특히 역대 정부 가운데 박근혜 정부는 철도역사를 활용한 공공임대 아파트 건설에 가장 많은 공을 들였다. 그 결과가 ‘행복주택’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이날 발표한 ‘복합개발’이 행복주택의 업그레이드 형태라고 평가할 정도다.

● 행복주택 vs 복합개발, 유사점과 차이점
이같은 평가은 시범사업으로 추진하는 ‘특화형 청년임대’와 행복주택에서 발견되는 적잖은 유사점에서 비롯됐다.

우선 두 사업의 정책목표가 같다. LH는 누리집에서 행복주택을 “청년(19세¤39세)과 신혼부부 대학생 등 젊은 계층의 주거불안 해소를 위해 국가 재정과 주택도시기금을 지원받아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직주근접이 가능한 부지에 주변시세보다 저렴하게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화형 청년임대도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에게 저렴한 임대료로 통학과 출퇴근이 편리한 주거지를 공급하는 게 목표다.

사업지 선정기준도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국토부(당시 국토해양부)는 박근혜 정부 출범 직후인 2013년 5월 20일 오류, 가좌, 공릉, 목동, 잠실, 송파 등 서울시내 5곳과 경기 안산·고잔 등 2곳을 더한 7곳을 시범사업지로 결정했다. 당초 철도역사와 차량기지 등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유수지 등도 포함시켰다.

사업 홍보를 위해 일본 홍콩 등의 도심 역세권 개발을 인용하고 있다는 점도 닮았다. 국토부는 복합개발의 성공사례로 일본 도큐그룹의 타마프라자역과 홍콩의 역사+주택 통합개발을 제시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에도 국토부는 “일본 홍콩의 사례를 벤치마킹했다”고 밝혔다.

다만 특화형 청년임대주택은 민간이 건설해서 공공에서 매입하는 방식으로 추진되지만 행복주택은 LH가 국공유지에 건설해 공급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이밖에 장기적으로 두 사업의 방향은 크게 달라진다고 국토부는 강조했다.

김승범 국토부 철도투자개발과장은 “시범사업에선 철도역사 복합개발로 만들어진 주택을 청년임대로 활용하지만, 사업이 본격화되면 주택뿐만 아니라 업무·상업 기능도 추가해나갈 계획이라는 점에서도 두 사업은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지를 넓게 확보할 수 있는 신도시연계형 등에서는 분양주택도 가능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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