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AI 뇌영상 데이터로 매우 작은 종양도 찾아낼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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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톤

2일 서울 중구 을지로5길 페럼타워에서 이언 가천대 의대 명예교수(오른쪽에서 네 번째)와 김광기 가천대 의대 교수(오른쪽에서 다섯
 번째)가 ‘2021 의료데이터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톤’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천대 제공
2일 서울 중구 을지로5길 페럼타워에서 이언 가천대 의대 명예교수(오른쪽에서 네 번째)와 김광기 가천대 의대 교수(오른쪽에서 다섯 번째)가 ‘2021 의료데이터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톤’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천대 제공
“진료 현장에서는 병이 ‘있다’ 또는 ‘없다’라고 이분법적으로 판단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진료하는 의사도 힘들지만 환자들도 추가 검사를 받느라 더 많은 시간과 돈을 써야 하죠. 그런 측면에서 의료와 인공지능(AI)의 만남은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박기성 전남대 핵의학과 임상진료교수(44)는 AI가 앞으로 질병 진단 과정을 단축시켜 비용 및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고 봤다. 박 교수 연구팀인 ‘MAITEC’은 2일 가천대 산학협력단이 주최한 ‘2021 의료데이터 인공지능 학습용 데이터톤’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총 44팀이 참가한 이번 데이터톤에서는 6팀이 결선에 올라 박 교수팀 등 3팀이 수상했다.

이 대회는 뇌전이암 및 파킨슨병 진단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의료영상(PET, CT, MRI) 데이터 기반의 AI 학습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이 추진 중인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사업의 일부다.

MAITEC은 뇌의 영상을 바닥과 평행한 평면으로 잘라 얻은 경축면 영상과 함께 최대강도투사 영상을 확보해 AI 학습을 진행했다. 최대강도투사 영상은 3차원(3D) 영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최대 세기 신호만 모아 만든 2차원(2D) 데이터다. MAITEC은 3D 영상 1개로부터 16개씩의 최대강도투사 영상을 획득해 학습에 활용했다. 결과적으로는 경축면 영상만 활용했을 때보다 최대강도투사 영상 데이터를 함께 학습할 경우 진단 정확도가 더 높았다. 박 교수는 “기술력 자체도 중요하지만 AI가 실제 적용될 임상 현장을 먼저 이해하는 것이 의료 AI 개발에 절대적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임상헌 가천대 가천융합의과학원 연구원(26)이 주축이 된 ‘Automatica’는 파킨슨병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이 팀은 주최 측이 제공한 파킨슨병 의료영상 데이터들의 특성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정규화 및 사전처리 작업에 집중했다. 임 연구원은 “파킨슨병은 세부적인 질환의 종류가 매우 다양해 데이터 구축이 매우 어렵다. 이번 데이터톤을 계기로 많은 질병 데이터가 구축될 수 있다면 보다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뇌전이암 부문 우수상은 연세대 의료인공지능연구실(MAILAB)에 돌아갔다. 암 환자의 80% 가까이에서 암이 뇌로 전이되기 때문에 뇌 영상은 암의 발생 위치나 크기를 판단하기 위한 중요한 분석 대상이다. 이양호 MAILAB 연구원(27)은 “뇌 자기공명영상을 통해 자동으로 종양 위치를 검출했는데 실제와도 일치했다”며 “AI 모델을 활용하면서 매우 작은 종양의 검출 가능성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번 사업을 총괄한 이언 가천대 의대 명예교수도 AI 활용에 대한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이 명예교수는 “산재돼 있던 데이터들을 통합 관리할 수 있다면 이를 토대로 수많은 인공지능 아이디어가 나와 신약이나 의료기기 개발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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