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에 기업들 환전 대신 예치
한달새 65억7000만 달러 증가
지난달 국내 외화예금이 사상 처음으로 1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수출 기업이 달러 환전을 미룬 데다 공급망 차질,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달러를 쌓아두려는 개인투자자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개인, 기업 등이 보유한 외화예금은 1007억7000만 달러로 전달보다 65억7000만 달러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외화예금이 1000억 달러를 넘은 것은 2012년 6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증가 폭도 지난해 10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컸다. 외화예금에는 내국인과 국내 기업,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국내 진출 외국 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이 모두 포함된다.
특히 기업이 보유한 외화예금이 전달보다 62억 달러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10월 중순 연중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수출 기업들이 대금으로 받은 달러 환전을 미룬 데다 해외 채권 발행 등을 위해 자금을 예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일평균 원-달러 환율은 1181.9원으로 9월보다 11.4원 올랐다. 개인의 외화예금은 3억7000만 달러 증가했다.
외화예금의 86.9%를 차지하는 미 달러화 예금이 53억7000만 달러 늘었고 유로화와 엔화 예금은 각각 5억5000만 달러, 4억 달러 증가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