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앞둔 은행, 역대급 실적 잔치 이어간다

  • 뉴시스
  • 입력 2021년 11월 12일 0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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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상 영향에 따라 국내 금융지주들이 사상 최대 수준의 3분기 실적을 거뒀다. 11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금융지주들은 역대급 실적 잔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연간 순이자마진이 크게 개선되고, 대출성장률은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4조3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3% 가량 증가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5대 금융지주 모두 지난해 전체 기록을 이미 3분기 만에 뛰어넘어 올해 사상 최대 실적 기록을 예고하고 있다. KB·신한의 경우, 조만간 나란히 순이익 4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금융지주 핵심계열사인 은행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증익을 이어갈 전망이다. 8월 기준금리 상승효과는 4분기 순이자마진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가운데 이달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되며 내년 순이자마진 개선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여기에 대출 수요도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연간 순이자마진이 올해보다 크게 개선될 전망이고, 대출성장률도 6.2%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나타난 역대급 비용 효율성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는 코로나19 충당금에 대한 환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이 올해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연일 계속되는 대출 규제로 불안심리가 커지자 대출을 미리 앞당겨 받는 가수요가 몰린 것과 함께 실수요 대출이 늘자 주요 금융지주들의 대출자산은 역대급으로 성장 중이다.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전면 중단한 농협은행도 다음달이면 다시금 대출문을 열 것으로 관측된다. 농협은행 측은 이와 관련해 “이달 말까지 신규 주담대 취급을 중단키로 했고, 아직 중단 연장 등의 계획은 정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다.

현재 가계대출 증가세는 금융당국의 연일 계속된 조이기로 한풀 꺾인 모습을 보였지만 자금수요는 여전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규제가 계속되고 있지만 주담대와 전세자금 수요는 꾸준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동산업계 관계자도 “가계부채는 당연히 관리돼야 하지만 연이은 대출규제는 시장의 혼란을 키운다”며 “갑자기 대출이 제한되거나 막혀버리면 자금계획을 미리 세워둔 실수요자들이 난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요 금융지주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우는 가운데 대출금리 인상으로 서민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5%대, 신용대출 금리는 4%대로 상승하며 상환부담이 매우 커진 탓이다. 기준금리가 오르고, 금융당국이 대출을 조이는 환경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고는 하지만, 예금금리는 여전히 1%대를 유지해 대출금리 상승폭만 너무 크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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