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원가의 60%로 ‘한수원 원자력 매입단가’ 낮춰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20일 03시 00분


코멘트

지난달 kWh당 32원 매입가 책정
작년 발전원가 54원에 크게 못미쳐
“한전 원료비 부담 한수원에 전가”

한국전력공사가 자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의 지난달 원자력 매입단가를 발전 원가의 60%로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이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원료비 상승에 따른 부담을 한수원에 전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수원 등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22일∼12월 31일 적용되는 정산조정계수는 0.2492로 올해 1월(0.7674)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아졌다. 정산조정계수는 발전 자회사가 생산한 전력의 매입 가격을 조정하는 지표로 한전거래소 비용평가위원회가 정한다. 0∼1에서 조정되는데 0에 가까울수록 발전사 수익이 떨어지고 한전 이익은 늘어난다.

이 계수가 적용된 지난달 원자력 정산단가는 kWh(킬로와트시)당 32.7원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원자력발전 평균 원가(kWh당 54.02원)의 60.5%로 떨어진 것이다. 한수원이 한전에 전력을 팔아도 수익이 나지 않는 셈이다.

한 의원은 “LNG와 석탄 연료비가 오르면서 생긴 한전의 실적 부담을 한수원에 전가했다”고 주장했다. 온기운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는 “모회사가 매입 가격을 일방적으로 정하기 때문에 자회사는 연료비를 절감할 동기가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한전거래소 관계자는 “정산조정계수는 한전과 자회사 간 이익 배분 기준에 따라 조정한다”고 밝혔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한국전력공사#한국수력원자력#원자력 매입단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