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인수 ‘왓패드’에 韓 웹툰·웹소설 해적판 만연…작가들 분통

뉴시스 입력 2021-09-05 13:01수정 2021-09-05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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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지난 1월 6600억원(6억 달러)에 인수한 캐나다의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에 국내 웹툰·웹소설 해적판이 난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네이버뿐 아니라 카카오, 레진코믹스, 리디, 봄툰 등에서 유료로 내고 봐야할 K-콘텐츠들이 각국의 언어로 번역돼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우수한 콘텐츠들은 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게 해 줄 플랫폼으로 기대했던 왓패드가 오히려 불법 유통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작가들은 네이버가 작가들의 저작권 보호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5일 왓패드를 보면 당장 2시간가량만 검색해봐도 <나 혼자만 레벨업>, <붉은 꽃의 정원>, <어느 날 공주가 되어버렸다>, <전지적독자시점>, <이세계의 황비>, <미남과 야수>, <새디스틱 뷰티> 등 국내 주요 웹툰·웹소설 플랫폼인 네이버·카카오·레진코믹스·리디·봄툰·미스터블루의 120여개 작품 불법 번역판을 찾을 수 있다.

작가와 합법적인 계약을 맺은 국내 사이트에서는 돈을 내야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인데 왓패드에서는 클릭만 하면 비용 결제 없이 읽을 수 있다. 번역 언어도 영어뿐 아니라 인도네시아어, 미얀마어 등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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뿐만 아니라 공유하기 기능을 통해 불법 해적판을 다른 사람에게 페이스북, 트위터 등으로 손쉽게 공유할 수 있다. 심지어 음란사이트처럼 ‘왓패드 이 링크에 가면 무슨 작품 볼 수 있다’고 텔레그램으로 공유하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는 전언이다.

또 삭제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제목을 살짝 바꾸거나 작품과 상관없는 이미지를 바꿔 올리는 식의 꼼수까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업계에서는 왓패드에서 불법 유통되는 국내 콘텐츠가 1만여건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텍스트 기반의 웹소설이 웹툰보다 피해가 심각하다.

이에 원작 작가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창작 의지를 무력화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한국의 콘텐츠 산업 발전까지 후퇴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폭군의 비서관이 되었습니다>의 이인혜 작가는 “제 소설이 불법 번역돼 유통됐다는 소식을 듣고 그날 하루 작업을 못했어요”며 “창작 의욕을 꺾는 불법 번역에 대한 확실한 제재가 꼭 필요합니다”라고 호소했다.

<남주의 엄마가 되어버렸다>의 고은채 작가는 “창작물의 저작권을 위반한 불법 번역 작품이 소비되는 것은 창작자들의 집필 의지를 꺾고 나아가 문화 산업 발전을 저해한다”며 “플랫폼에서는 창작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고, 소비자들은 성장하는 웹소설 및 장르문학 시장을 위해 합법적인 경로로 작품을 감상하는 지성인의 자세를 갖췄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네이버가 작가들의 저작권 보호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다. 글로벌 콘텐츠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한 기본인 저작권 보호에 소홀하다는 시각이다.

웹툰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저희 돈받고 파는 작품들이 네이버 왓패드에서 불법으로 유통되고 있다”며 “네이버가 산 왓패드에서 불법유통이 이뤄지는데 네이버가 가만히 있는 게 어이가 없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네이버는 불법 번역판으로 인한 저작권 피해를 막기 위해 최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왓패드가 아무나 쉽게 콘텐츠를 올리고 볼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이라는 태생적 이유로 불법 번역판이 올라오고 있다”면서 “창작자 보호를 위해 신고가 들어오는 즉시 삭제하는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고, 동시에 이를 선제적으로 막을 방법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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