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월세 정보 과세 활용 않겠다 했지만…임대인들 “소득노출돼 세금 뛸텐데” 불안

김호경 기자 입력 2021-06-01 03:00수정 2021-06-01 0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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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전월세 신고제 시행
전월세 신고제의 본격적인 시행을 하루 앞둔 31일 서울 용산구 직원들이 주민들에게 배포할 전월세 신고제 안내문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경기 안양시에 사는 이모 씨는 다가구주택 1채를 반전세 조건으로 세를 놓고 있다. 지금까지는 임대소득을 제대로 신고하지 않아 세금을 낼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이달부터 전월세 신고제가 시행되면 그의 임대소득이 투명하게 드러난다. 이 씨는 월세를 신고 기준 금액인 월 30만 원 미만으로 줄이는 대신 관리비를 올리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임대차3법의 마지막 퍼즐인 전월세 신고제가 1일 시행되면서 임대인과 임차인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세입자들로선 임대차 시장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쉬워지는 반면 임대인들은 임대소득이 노출되며 세금을 더 내게 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대다수 지역에서 6월 1일 이후 맺는 보증금 6000만 원 또는 월세 30만 원이 넘는 모든 임대차 계약을 관할 주민센터에 신고해야 한다. 계약한 뒤 30일 이내 신고해야 하며 신고를 누락하거나 허위 신고하면 과태료를 최고 100만 원 내야 한다. 다만 내년 5월 말까지 계도 기간이어서 과태료가 부과되지 않는다. 세입자는 전월세 신고만으로 확정일자를 자동으로 부여받는다. 원룸, 오피스텔 등 임대료 시세 파악도 용이해진다.

반면 임대인들은 임대소득 노출을 우려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신고 정보를 과세 정보로 활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선 장기적으로는 임대소득이 과세 근거로 쓰여 세금이 오르지 않겠느냐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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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임대인의 부담이 커지면 세입자에게도 불똥이 튈 수 있다. 임대인들이 임대료나 관리비 인상, 수리 거부 등으로 세입자에게 부담을 전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혼 등으로 독립하는 자녀에게 부모가 보증금을 보태주는 관행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엄밀히 따지면 증여에 해당한다. 보증금이 5000만 원을 초과하면 증여세를 내야 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전세자금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생긴 셈”이라며 “세무당국이 이를 근거로 언제든 증여세를 물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소득노툴#세금#전월세 신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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