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한은, 기준금리 연 0.5%로 동결…경기 불확실성 4개월 연속 지속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15일 1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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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제공) 2020.11.26/뉴스1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한국은행 제공) 2020.11.26/뉴스1
한국은행은 15일 오전 올들어 첫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금융시장 불안이 나타나자 임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50%포인트 낮추는 ‘빅 컷’을 단행했다. 두 달 뒤에도 당초 시장의 전망을 깨고 0.25%포인트를 더 낮추며 기준금리는 연 0.50%까지 하락했다.

한은이 올해 들어서도 동결에 나선 데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주식 시장이 과열되고, 가계부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경기 회복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금통위는 “금년중 GDP성장률은 지난 11월에 전망한 대로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여러 차례 공식석상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이 점차 약화되면서 국내 경제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될 때까지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나갈 방침 ”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기획재정부 역시 15일 내놓은 ‘최근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회복세가 확대됐으나 코로나19 3차 확산 및 거리두기 강화영향으로 내수가 위축되고 고용지표가 둔화되는 등 실물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경기 불확실성 지속’ 진단은 지난해 10월 이후 4개월째다.

김영훈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 강화조치가 한 달 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불확실성이 여전하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이 지난해 7, 8월과 10, 11월에 이어 다섯번째로 동결을 선택하며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기준금리와의 차이는0.25~0.50%포인트로 유지됐다.

앞서 금융투자협회가 4~7일 채권업계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100%가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다음은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 결정문 전문.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 수준(0.50%)에서 유지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하기로 하였다.

세계경제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영향으로 회복 흐름이 약화되었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백신 접종 개시 및 이에 따른 경기회복 기대 등으로 주요국 주가와 국채금리가 큰 폭 상승하고 미 달러화는 약세를 지속하였다.

앞으로 세계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은 코로나19의 재확산 정도와 백신 보급 상황, 각국 정책대응 및 파급효과 등에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경제는 완만한 회복 흐름을 지속하였다.

민간소비가 코로나19 재확산 심화의 영향으로 위축되었으나, IT 부문을 중심으로 수출 증가세가 확대되고 설비투자도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고용 상황은 큰 폭의 취업자수 감소세가 이어지는 등 계속 부진하였다.

앞으로 국내경제는 수출과 투자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나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금년중 GDP성장률은 지난 11월에 전망한 대로 3% 내외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물가상승률과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은 석유류 및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의 영향 지속 등으로 0%대 중반의 낮은 수준을 이어갔다.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1%대 후반을 유지하였다.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당분간 0%대 중후반 수준에 머물다 점차 1%대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근원인플레이션율은 0%대 초중반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에서는 주요국 주가 상승, 국내기업 실적 개선 기대 등으로 위험추구 성향이 강화되면서주가가 큰 폭 상승하였으며, 원/달러 환율이 하락한 가운데 장기시장금리는 상승하였다.

가계대출은 높은 증가세를 이어갔으며 주택가격은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오름세가 확대되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앞으로 성장세 회복을 지원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금융안정에 유의하여 통화정책을운용해 나갈 것이다.

국내경제 회복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전개상황, 그간 정책대응의 파급효과 등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자산시장으로의 자금흐름, 가계부채 증가 등 금융안정 상황의 변화에 유의할 것이다.
김광현 기자 kk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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