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코로나가 깨운 일본 ‘온라인 생태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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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인터넷 산업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국가는 일본이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것처럼 일본은 오랜 기간 ‘아날로그적 생활 방식’이 유지되는 특이한 국가였다. 이로 인해 인터넷 산업의 성장은 굉장히 느린 편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이런 일본인들의 생활 패턴도 비대면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투자의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가장 크게 변화가 일어나는 분야는 전자상거래이다. 일본의 지난해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210조 원이었다. 우리나라가 같은 기간 135조 원이었던 걸 감안하면 시장의 절대규모는 크지만, 전체 소매판매액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일본이 13.3%로 우리나라(28.6%)에 비해 낮다. 비중만 놓고 보면 한국의 2014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이런 일본 시장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우선 대표 전자상거래 기업인 라쿠텐은 2분기(4∼6월) 실적발표에서 신규 구매자가 지난해 동기 대비 63.1% 증가했으며 재구매자 또한 80.9% 늘었다고 발표했다. 구매자 증가와 함께 라쿠텐의 전자상거래 거래액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8.1% 증가했다. 일본 야후저팬 운영사인 Z홀딩스의 쇼핑 거래액 또한 1분기(1∼3월)에 58.4% 성장한 데 이어 2분기에는 85.9% 증가했다. 3분기(7∼9월)까지도 50%를 상회하는 높은 거래액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즉, 코로나19로 인해 일본에서 전자상거래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올해에 국한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자상거래뿐 아니라 일본의 인터넷 광고 시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광고 시장 규모는 약 74조9000억 원으로 한국에 비해 6배 이상 크다. 하지만 인터넷 광고가 차지하는 비중은 30.3%로 우리나라(42.2%)보다 낮다. 그러나 일본에서도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인터넷 광고 시장의 성장이 본격화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로 인해 일본의 음식배달 시장 또한 고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 상반기부터 일본의 외식 시장은 급격히 줄어들었고, 그 자리를 배달 시장이 채워나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일본의 대표 음식배달앱인 ‘데마에 칸’의 주가는 최근 1년 사이에 4배 이상으로 올랐다.

이처럼 현재 일본에서는 전자상거래, 광고, 배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 중심에 네이버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라인과 Z홀딩스의 합병 법인이 있다. 내년에는 일본에서 Z홀딩스의 사업 확장에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Z홀딩스의 주가 상승이 네이버의 주가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인터넷 산업#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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