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개발기간 10년→10개월로 ‘뚝’… 위기서 빛난 창의력[기고/고준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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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4일 ‘서울국제발명전시회’
24개국서 만든 발명품 460점 전시
코로나 위기 속 희망을 느껴보길…

고준호 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
고준호 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재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11월 말 국내 신규 확진자가 하루에 500명대로 크게 증가했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5개 단계로 개편된 이후 처음으로 수도권의 거리 두기가 2단계로 격상됐다.

해외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미국은 누적 확진자가 1300만 명을 넘어섰으며, 일본은 하루 10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면서 3차 유행이 본격화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도 마찬가지로, 세계 각국은 코로나19로 아직도 끝 모를 터널 속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

하지만 어두운 터널 속에서도 희망의 소리가 세계 곳곳에서 들려오고 있다. 바로 코로나19의 백신 개발 성공 소식이다. 화이자-독일 바이오엔텍, 모더나, 아스트라제네카에서 개발한 백신이 높은 효능을 보였다는 발표가 연이어 나왔다. 우리나라도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총 22건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라고 하며 내년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될 것이라는 희망찬 소식이 들리고 있다.

통상적으로 바이러스 백신 개발은 10년 이상 소요되지만, 코로나19 백신은 불과 10개월 만에 완성 단계로 접어들었다. 기간을 무려 12분의 1로 획기적으로 단축한 것이다. 이는 백신 개발을 위한 각국 정부의 전폭적인 정책 지원과 재정 지원, 제약회사의 투자와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필자는 백신 개발의 근본적인 힘이 바로 우리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창의력’에 있다고 보고 있다. 심리학자 한스 아이젠크는 창의력을 ‘새로운 관계를 보는 능력, 비범한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창의력은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위기 속에서 인간의 창의력은 더욱 밝게 빛을 발하고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이는 특허출원 현황을 봐도 알 수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특허출원이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고, 국제특허출원은 10월 기준 1만5231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만과 중국도 전년 대비 특허출원이 증가하였으며, 베트남은 금년 상반기 특허등록이 전년 동기 대비 56.7%나 증가했다고 한다.

12월 1일부터 4일까지 ‘2020 서울국제발명전시회’가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서울국제발명전시회는 독일, 스위스와 더불어 세계 3대 국제발명전 중의 하나로 지식재산 강국인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철저한 방역 속에서 개최하는 이번 전시회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만, 중국, 베트남 등 24개국에서 460여 점을 출품하며, 온·오프라인 융합전시회로 개최할 예정이다. 코로나19의 위기 속에서도 각국의 왕성한 창의적 활동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특허기술과 발명품을 보면서 코로나19를 이기는 힘이 무엇인지 느껴 보기 바란다.

고준호 한국발명진흥회 상근부회장
#백신#개발기간#창의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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