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구시청 시장접견실에서 만난 권영진 시장은 “방역수칙을 잘 지킨 대구시민의 성숙한 시민의식 덕분에 코로나19 대유행을 극복할
수 있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권 시장이 기자의 사진촬영 요청에 따라 잠시 마스크를 벗고
‘경제 도약’을 위한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는 할 수 있습니다.”
이달 5일 대구시청 별관 대강당. 직원 조회에 참석한 권영진 대구시장은 인사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이지만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다”며 자신감을 나타낸 뒤 “이제는 경제를 회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노란색 민방위복 대신 양복 차림으로 나선 권 시장은 “더 이상 멈춰선 안 된다”며 “일상을 회복하고 경제를 다시 활성화시키는 새로운 단계로 나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대구시민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것처럼 (대구시도) 경제 회생과 활성화에서 모범 도시로 나가자”고 외쳤다.
대구는 올해 2월과 3월 코로나19와 혹독한 전쟁을 치렀다. 2월 18일 첫 발생 이후 한때는 하루 확진자가 700명이 넘기도 했다. 하지만 위기상황을 수습하고, 첫 발생 53일 만인 4월 10일 감염자 수 ‘0’을 기록한 뒤 안정적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민과 함께 코로나19 방역에 나섰던 권 시장을 9일 대구시청 시장접견실에서 만났다. 그는 인터뷰 내내 “대구는 한동안 멈추었고, 지금도 시민들은 너무 고통스럽다”면서도 “내년을 다시 뛰는 대구의 해로 만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첫 확진자 발생 이후 9개월 만에 민방위복을 벗었다.
“방역에만 치우쳤던 행정을 새롭게 혁신하고 출발하겠다는 다짐이다. 시민정신 덕분에 대유행을 모범적으로 극복하는 기적이 만들어졌지만, 시민들이 겪어야 할 경제적 어려움은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이제 방역은 방역대로 유지하면서도 일상을 회복하고, 경제 활성화와 도약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코로나19와 치러야 할 장기전에도 대비할 수 있다.”
―현재 대구 지역경제는 어떤 상황인가.
“대구만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대유행을 겪었다. 그만큼 경제적 고통이 심각했다. 대구의 산업구조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중심이다. (대구 경제성장률이) 올해는 ―3% 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희망적인 건 9월과 10월의 경우 카드 매출의 회복 속도가 다른 도시보다 빠르다는 점이다.”
―경제 도약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은 무엇인가.
“우선 경영 지원과 방역 지원 등에 재정을 투입해 경제의 회복 탄력성을 극대화시키겠다. 산업 구조를 혁신하는 ‘5+1 미래형 성장산업’(미래형 자동차·로봇·의료·물·에너지·스마트시티)에도 예산을 과감하게 투자하겠다. 대구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디지털 마케팅도 지원하겠다. 서대구 역세권 조성 등 도시 공간 개발에도 보다 적극적으로 나선다. 정부 정책인 지역균형 뉴딜도 대구 발전의 확실한 계기로 만들겠다.”
―대구형 지역균형 뉴딜은 어떤 형태로 진행되나.
“(여러 사업이 있지만) 옛 경북도청 후적지(後適地·건물을 이전하거나 철거해 비어 있는 땅)와 경북대, 창조혁신센터를 연결하는 도심융합 뉴딜 선도지구 조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물 산업 관련 산업단지에 스마트 워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재생에너지를 통한 에너지 자족도시 분야도 발전시키겠다. 그동안 추진했던 다른 정책들도 정부의 뉴딜 정책에 담아 속도를 낼 계획이다. 새로운 사업도 위원회를 만들어 계속 발굴하고 있다.”
―‘관광 재도약’도 추진한다고 발표했던데….
“올해가 ‘대구·경북 관광의 해’였지만 코로나19 때문에 제대로 못 했다. 내년에도 세계적 팬데믹(대유행)이 완전히 끝나지 않을 것이다. 2022년이 돼야 관광이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전략을 짜고 있다. 우선 내년에는 해외 마케팅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국내 여행은 내년 상반기에 활성화시키려 한다. 2022년을 ‘대구·경북 다시 방문의 해’로 잡을 계획이다.”
―축제와 문화행사들도 정상화되나.
“축제 관련 예산을 증액 편성했다. 내년부터 모든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제는 멈추고 중단되고 연기되는 방역이 아니라 기본 방역을 철저하게 하면 정상화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 대구는 일상을 회복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 ‘시민에 대한 신뢰와 시민의 방역 당국에 대한 신뢰’가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를 막을 수 있다.” ―내년 예산안도 조기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은….
“올해가 ‘힘내라! 대구’였다면 내년 슬로건은 ‘다시 뛰자! 대구’이다. 내년에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예산을 속도감 있게 집행할 방침이다. 기업과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예산, 신기술 개발 및 국내외 마케팅, 지역 내수 활성화 관련 예산들을 내년 전반기에 집행하겠다. 그리고 내년 후반기에는 추가 경정예산도 편성할 생각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