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내년 대세 상승장 기대되는 까닭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김용구 삼성증권 책임연구원
김용구 삼성증권 책임연구원
강세장과 대세 상승장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그 사이엔 네 가지 차이점이 존재한다. △시장 주도주의 유무 △기업 실적의 추세적 개선 여부 △완화적 통화정책과 적극적 재정투자의 쌍두마차가 이끄는 글로벌 정책 환경 △외국인과 국내 자금 간의 수급 선순환 구도가 이에 해당한다. 이 네 가지 환경 변화가 있는지 여부에 따라 시장 경로와 색깔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2016년 2월부터 2018년 1월 말까지의 기간과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주요국 경제 봉쇄 조치(3월 말) 이후 9월까지 국내 증시가 대세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이유다.

이런 맥락에 비춰 보면 2021년 국내 증시 성격은 일반적 강세장을 넘어 대세 상승장 성격을 띨 공산이 크다. 코스피 2,850, 코스닥지수 1,000 선 등 증시의 역사적 신고가 돌파 랠리가 가능할 것이라 보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국 수출과 기업 실적 환경의 급속한 정상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시장은 2021년 코스피 상장 기업들이 영업이익 195조 원, 순이익 135조 원의 역대 최대 이익을 낼 것을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실물경기 및 수요·교역 회복과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업황 회복 가능성을 고려하면 무리한 전망은 아니다.

둘째, 주요국은 코로나19 사태 극복과 신성장 동력 확충을 위해 공세적 재정투자에 나설 것이다. 특히 인프라 및 설비투자 확대가 기대된다. 글로벌 핵심 중간재 및 자본재 공급기지인 한국에 실물경기와 수출경기 회복을 이끄는 견인차가 될 여지가 많다. 셋째, 외국인의 한국 및 신흥국 증시 유입에 개인 및 가계의 ‘머니무브(자금 이동)’가 가세하는 ‘수급 선순환’ 구도의 정착이 기대된다.

고민은 2021년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하는 일이다. 미국 투자 전문가 리처드 번스타인이 설파했던 전통적 투자 방법론대로라면 글로벌 경기 및 금리 상승기의 투자 전략은 언제나 가치주 매수, 성장주 매도다. 그러나 한국 증시에서 과거 유사 국면을 진단해 보면 순수 가치주가 시장을 압도하는 투자 성과를 보여주진 못했다.

이에 금리에 대한 ‘주가 민감도(Equity Duration)’를 활용해 광의의 가치주 투자 대안을 도출했다. 현재 가치평가와 이익 모멘텀을 겸비한 정보기술(IT) 및 자동차와 같은 수출 소비재 대표주는 중장기 시장의 주도주로 봐도 손색이 없다. 또 시장이 상정하지 못한 숨겨진 실적 모멘텀이 있는 소프트웨어(SW)·바이오·미디어 대표주와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떠오를 운송·패션·화장품 관련주도 실질적 가치주라 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전통적 주식 및 현금 배당에 자사주 매입 성과 등이 있는 ‘주주 이익 환원율’ 상위종목군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높은 배당 성향이 뒷받침되는 주식은 금리에 대한 주가 민감도가 낮은 만큼 금리 상승 시기엔 승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용구 삼성증권 책임연구원
#국제 경제#주식시장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