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물류센터가 동네마트 대체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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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LL코리아 장재훈 대표
“코로나사태가 물류산업 성장 촉진… 서울 근교 창고론 물량 감당 못해
도심 소규모 배송거점 추가되고 물류센터 배송 알바 일자리 생겨”

장재훈 JLL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중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IFC빌딩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장재훈 JLL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중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IFC빌딩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네 마트는 오래 지나지 않아 소형 물류센터로 변해갈 겁니다. 과거 우체국이 동네마다 하나씩 있던 것처럼 이제는 물류센터가 도심 속 깊숙이 진출할 것이라는 의미죠.”

지난달 중순 서울 여의도 IFC빌딩 존스랑라살(JLL)코리아 본사에서 만난 장재훈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이후 급증한 전자상거래가 바꿔 나갈 우리 삶의 모습을 이렇게 묘사했다. 주거 지역 내 주요 입지 곳곳에 자리했던 오프라인 판매시설이 서서히 사라지면서 이를 도심 속 소형 물류센터가 대체할 것이라는 의미다. 장 대표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처럼 도심 속 물류센터 배송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을 시기가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JLL은 전 세계 80개 국가에 진출해 연간 180억 달러(약 20조4000억 원)의 수수료 매출을 올리는 종합부동산서비스 기업. 한국에는 2000년 설립돼 직원 290명이 오피스, 리테일, 물류·산업 등의 매입매각 자문과 전략 컨설팅, 통합시설 관리 등을 하고 있다. 지난해 3월에는 물류산업 자산 서비스팀을 따로 만들기도 했다.

장 대표는 국내 물류산업의 성장이 막 시작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최근 1∼2년 새 복합창고(저온+상온) 개발 붐이 일었는데, 이웃 나라 일본만 봐도 10년 전부터 진행된 변화”라며 “이제 막 걸음마를 뗐지만, 코로나19 사태가 국내 물류산업 성장을 촉진하면서 성장 속도는 엄청날 것”이라고 전했다.

물류 시스템은 더 세분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현재 서울에 사는 소비자가 물건을 주문했을 때는 ‘생산기지―거점기지―서울 근교 물류센터’라는 고리를 거친다. 인천항이나 부산항 등 생산기지에서 출발해 수도권 거점 센터로 옮겨진 후 서울 근교 창고에서 택배 차량으로 전달되는 식. 장 대표는 “배송이 계속 늘면 서울 근교 창고만으로는 물량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도심 내 소규모 배송 거점이 추가될 수밖에 없다”며 “미국 아마존 등에서 이미 뉴욕 도심 주요 입지에 배송센터를 구축해 둔 상태”라고 설명했다.

최근 물류센터 공급량이 급증하며 제기되는 ‘과잉 공급’ 논란은 일축했다. 수십 년 전부터 지어진 건물이 많아서 전체 면적 규모로 보면 공급량이 많은 것처럼 보여도 질적인 부분에서는 갈 길이 멀다는 설명. 특히 식자재 주문이 늘며 이를 보관할 수 있는 저온창고는 수요 대비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장 대표는 “경기 용인이나 이천 등 수도권 물류 거점은 임차인들이 건물을 못 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는 현대식 물류센터로 수요가 계속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20년 넘게 미국과 한국에서 부동산 컨설팅 업무를 수행한 장 대표는 2018년부터 JLL코리아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
#장재훈 대표#jll코리아#소형 물류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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