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80 기내식 먹으며 하늘위 단풍놀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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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대형 여객기 동원
인천∼강릉∼남해∼제주∼군산∼인천 한반도 한바퀴 2시간 관광비행
비행고도 낮춰 가을 풍경 만끽… “와∼ 백록담이다” 감탄 쏟아져
“내달 국제선 상품도 내놓을 계획”

24일 아시아나항공의 ‘A380 한반도 일주 비행’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들이 기내식을 즐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어린이 승객에겐 간식 박스를 추가로 제공한다. 아시아나항공 제공
24일 아시아나항공의 ‘A380 한반도 일주 비행’ 항공기에 탑승한 승객들이 기내식을 즐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어린이 승객에겐 간식 박스를 추가로 제공한다. 아시아나항공 제공
“우와 백록담이다, 백록담. 서리가 내려앉았네.”

24일 제주 한라산 상공. 아시아나항공 OZ8999편 항공기 밖으로 하얀 서리가 내려앉은 백록담 전경이 보이자 곳곳에서 감탄이 터져 나왔다. 사진으로만 봤던 백록담을 보는 흔치 않은 기회에 승객들은 연신 카메라 버튼을 눌러댔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이 띄운 OZ8999편은 ‘하늘 위의 호텔’이라고 불리는 A380 여객기로, 승객 250명을 태우고 2시간에 걸쳐 대한민국 상공을 도는 관광비행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휴업에 들어간 A380을 활용한 국토 순례 관광 상품이다. 출발지와 도착지 모두 인천국제공항이다. 장거리만 다니던 A380이 국내 상공을 배회할 것이라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특별하면서도 슬픈 비행이었지만 승객들은 설렘 가득한 표정이었다.

한 부부 승객은 오전 7시부터 인천국제공항에 나와 있었다. 비행기를 탄다는 설렘에 일찍 공항에 나왔다고 했다. 여행 가는 느낌을 내려고 신분증도 여권으로 준비했을 정도다.

이날 비행은 오전 11시 인천을 출발해 강원 강릉을 거쳐 동해안을 따라 내려온 뒤 남해안 상공과 제주도를 선회해 광주, 전북 군산, 인천으로 돌아오는 코스였다. 보통 비행기는 3만 피트(약 9100m) 이상으로 날지만 이날은 1만∼1만5000피트 정도에서 비행을 했다. 고도를 낮춰 한반도의 가을 정취를 만끽하도록 한 것이다.

인천에서 강원도로 넘어가는 산골짜기에는 알록달록 붉게 물든 나무가 빽빽이 들어찼고, 동해안의 푸른 바다와 해안가에는 잔잔히 부서지는 파도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날 비행을 맡은 장두호 기장은 중요한 노선 포인트마다 기내 방송으로 여행을 안내했다. 특히 장 기장은 좌석 위치에 따라 볼 수 있는 풍경이 달라 아쉬워할 승객들을 위해 제주도 상공을 반대 방향으로 한 번 더 비행하는 센스도 발휘했다.

비행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내식으로 토마토소스를 얹은 닭가슴살 스테이크가 나왔다. 요리가 입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바로 이것이 여행이지’라는 생각에 절로 웃음이 났다. 기내식이 어찌나 그리웠던지 제공된 빵으로 소스를 싹싹 긁어 먹었다. 이 밖에도 아시아나항공 여행 키트와 볼펜 등 기념품 제공, 동남아 항공권 등 상품 추첨 행사도 진행됐다. 좌석별 디스플레이로 최신 영화와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이날 초등학생 아이와 함께 탑승한 김세환 씨는 “코로나 때문에 비행기 태워주겠다는 약속을 못 지켰다”며 “앞으로 독도를 가는 루트도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A380 한반도 일주 비행’은 비즈니스 스위트석(30만5000원), 비즈니스석(25만2000원), 이코노미석(20만5000원)으로 구성된다. 비즈니스 좌석들은 판매 20분 만에 완판됐을 정도다. 코로나19로 인한 거리 두기로 495석에서 298석만 운영한다. 11월부터 국제선 관광비행 상품도 출시할 예정이다. 앞서 에어부산과 제주항공도 비슷한 콘셉트의 상품을 출시했다.

인천=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아시아나 항공#한반도 관광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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