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하고 빵집이나 할까” 얕봤다간 큰코 다쳐…3년이 깔딱고개

신나리 기자 입력 2020-10-18 17:45수정 2020-10-18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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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제공) © 뉴스1
서울 도봉구 A 씨는 “은퇴하고 노느니 빵집이나 차려보자”며 베이커리 가게를 열었다가 지난달 중순 사업을 접었다. 2년 전 유동인구가 많은 지하철역과 공원 인근 건물 1층에 문을 열었지만, 걸어서 5분 거리에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전문점만 두 곳인데다 이렇다할 ‘시그니처 빵’도 없어 손님들의 발길은 점점 줄어들었다. A 씨는 “2억 원 정도 투자하면 월 300만 원은 꾸준히 벌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창업했는데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고 했다.

한국인 1인당 하루 빵 섭취량은 2012년 18.2g에서 2018년 21.3g으로 늘었고, 85g 단팥빵 1개를 기준으로 연간 소비량은 78개에서 91개로 증가했다. 가구당 월평균 빵 및 떡류 소비지출액도 지난해 2만2000원으로 2015년(1만 9000원)보다 16.6% 늘었다. 그러나 빵집 경영은 여전히 녹록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18일 펴낸 ‘국내 베이커리 시장 동향과 소비트랜드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커리 전문점의 수익률이 커피숍이나 치킨집보다 떨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커리 전문점의 영업이익률은 15.0%로 커피전문점(21.6%), 치킨전문점(17.6%) 대비 낮은 수준이다. 매장 규모 증가에 따른 영업이익률 감소폭도 베이커리가 커피숍, 치킨전문점보다 컸다. 2018년 베이커리 전문점 중 60㎡ 이하 매장의 이익률은 20.6%, 60~120㎡인 곳의 이익률은 10.7%였다. 매장이 커지면 임대료 등 비용이 늘어나 영업이익률이 떨어지는데, 베이커리 전문점은 특히 감소폭이 크다는 것. 같은 면적 기준으로 커피숍은 24.1%에서 21%로, 치킨집은 19.3%에서 15.1%로 감소폭이 덜했다.

10월 현재 전국에는 1만8552곳의 베이커리가 운영되고 있다. 평균 영업기간은 8.8년, 전체 매장의 절반 이상(56.4%)이 5년 이상 영업 중이지만 폐업 추이를 들여다보면 3년이 ‘깔딱 고개’였다. 최근 3년간 폐업 매장의 영업기간은 1~3년이 2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3년 미만 폐업 비중은 47.6%였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베이커리 전문점 창업은 2016년을 고점으로 감소세고, 최근 3년간 매년 2000곳 이상이 폐업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문을 닫은 베이커리도 1454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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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프랜차이즈 베이커리가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것도 신규 자영업자들의 설 자리를 좁히는 요인.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8년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가 전체 빵집 매출의 60%를 차지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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