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회장 “수소사회 한국이 먼저” 자신감…조직문화 대대적 변화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5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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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서울=뉴시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서울=뉴시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첫 공식 행보로 수소경제 관련 활동에 나섰다. 정 회장은 “수소사회 구현에서 다른 국가들보다 한국이 앞서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대차의 미래를 이끌기 위해 더 열린 조직문화로 바꾸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정 회장은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수소경제 구축에 대해 “수소경제위원회에서 깊이 있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고 정부도 적극 협력해 주고 있다”며 “다른 국가들보다 빨리 움직여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힘을 쏟고 있는 수소 사업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를 상용화하고 수소전기트럭과 수소연료전지시스템 수출에도 나서는 등 수소경제 전반의 주도권을 쥐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정 회장은 일하는 문화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앞으로의 경영 계획에 대해 “좀 더 일을 오픈해서 할 수 있는 문화로 바꿔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며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이 수렴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큰 기업들의 고질적인 병폐로 지적되는 상명하복의 수직적 조직문화를 깨고 수평적이고 의사소통이 원활한 그룹 문화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이 풀어야 할 숙제인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섰지만 주주들의 반대로 계획을 취소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정몽구 명예회장이 무엇을 당부했느냐’는 질문에 “(정 명예회장은) 항상 품질에 대해 강조했다”며 “성실하고 건강하게 일하라고 자주 말했기 때문에 (이것이) 당부사항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정 회장이 취임 후 첫 공개 행보로 수소경제 구현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열린 수소경제위원회는 미리 예정된 행사이기는 하지만 정 회장은 7월에 열린 1차 회의 때부터 의욕적으로 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수소경제위원회는 정세균 국무총리가 위원장이고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등 8개 관계 부처와 산업계·학계·시민단체 등 분야별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수소 관련 컨트롤타워로, 정 회장은 민간위원으로 참여 중이다.

정세균(왼쪽) 국무총리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서울=뉴시스
정세균(왼쪽) 국무총리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차 수소경제위원회에 참석해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서울=뉴시스
이날 수소경제위원회에서는 2022년 ‘수소 발전 의무화 제도(HPS)’를 도입하기로 했다. 2022년부터는 전력시장에 수소연료전지로 생산한 전력의 일정량을 구매하도록 의무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수소연료전지가 다른 재생에너지와는 특성이 달라 별도의 보급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HPS 도입으로 2040년 연료전지 보급량 8GW(기가와트)를 달성하고 향후 20년간 25조 원의 투자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정부서울청사에서는 현대차와 정부 등 16개 정부 기관 및 기업이 참여한 ‘상용차용 수소충전소 구축·운영 특수목적법인 설립 및 운영에 관한 협약’도 체결됐다. 이에 따라 내년 2월까지 특수목적법인 ‘코하이젠’이 출범해 내년부터 기체 방식의 상용차 수소충전소 10개를 설치하고 2023년에는 액화 수소 방식의 수소충전소 25개 이상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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