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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코로나19가 바꾼 ‘비행기 문화’의 장·단점은? [떴다떴다 변비행]

입력 2020-08-25 14:15업데이트 2020-08-25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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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pixabay

안타깝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올해 항공사 객실승무원 채용 시장은 사실상 문을 닫았습니다. 항공사 일반직의 경우도 마찬가지고요. 항공업계 취업을 꿈꿨던 준비생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언젠간 채용 시장은 다시 열릴 테니 꿈은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항공업계 인사 담당자와 임원을 취재해보면 공통적으로 “지금 이 시기를 준비의 시기라 생각했으면 한다”고 말합니다.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요?” 라고 물으면 기본적인 건강과 어학은 물론 항공업계에 대한 꾸준한 관심을 강조했는데요, 특히 “코로나19 이후 항공업계 문화와 트렌드, 각종 규범과 가이드라인 등이 상당히 많이 바뀔 것인데 그것에 대한 공부를 미리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항공업계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안전뿐 아니라 위생, 방역, 바이러스 예방 등을 더욱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미리 공부해보면서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고, 또 항공사 취업 이후에 실제 현장에서 적용해 볼 수 있는 아이디어로 승화시켜보면 좋겠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준비를 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자료를 하나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주기적으로 코로나19 사태로 변화하는 항공업계 문화를 조사 하고 또 연구해서 간행물을 발간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코로나19 시대 이후의 승무원 역할에 대한 가이드라인(Guidance for cabin operations during and post pandemic)을 연구한 것입니다. 말 그대로 코로나 시대 그리고 코로나 펜데믹 이후의 승무원 운영 규범에 관한 일종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이중 승무원 뿐 아니라 승객들도 함께 생각해 볼만한 주제들에 대해 몇 가지를 소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스크/페이스 커버링
동아일보 DB
항공기 탑승객과 승무원들에게 마스크는 필수가 됐습니다. 그런데 고려해야 할 문제도 있습니다. 위급하고 중요한 순간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일부 승객들은 건강상 또는 의학적인 이유로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테고요. 마스크 착용 여부를 두고 갈등이 생길 수 있습니다. 기내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일단 승무원이 대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만일의 경우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특히 음식을 섭취하고 음료를 마실 땐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데, 이럴 경우 감염 위험도는 높아집니다. 음식을 먹는 속도가 승객들 마다 다를 텐데 이를 통제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승무원들이 사용한 마스크의 처리 문제도 신경을 써야합니다.

●글러브 또는 장갑
코로나19 이전에 승무원들이 손 장갑을 끼고 근무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위생 또는 매너의 문제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죠. 지금은 바이러스 감염 예방을 위해 장갑 또한 필수가 됐습니다. 승무원들의 장갑 착용을 의무화 하는 곳도 늘고 있습니다 . 문제는 장갑을 꼈다고 해서 손을 안 씻어도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즉, 장갑을 끼고 얼굴을 만지면 사실 소용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승객들에게도 장갑 착용을 권해야 할까요? 바이러스는 장갑에 묻지 않는 것일까요? 장갑 관련 규정을 어떻게 해야 하고 어떻게 승무원들에게 교육을 시켜야 할까요? 또 쓰고난 장갑의 처리 문제 등도 항공사 입장에서는 생각해볼 요소들입니다.

●고글, 가운 앞치마, 토시 등
이또 한 감염예방을 위한 조치입니다. 그런데 우주복 수준의 방호복을 과연 언제 착용해야 할까요? 거동 뿐 아니라 안전사고 발생 시 1초가 급한 상황에서 오히려 각종 장비들이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고글의 경우엔 앞이 잘 안 보일 수도 있고, 산소마스크나 마이크를 사용해야 할 때는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예방을 위한 복장들이 덥고 습해서 승무원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봐야 할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승무원들의 업무량이 많아지는 것인 만큼 승무원들의 근무 스케줄 지침도 바뀌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손 소독제
손 소독제를 비치하는 항공사들이 늘고 있습니다. 손 소독제는 보통 액체이기 때문에 승객들의 기내 반입은 용량의 제한이 있습니다. 항공사가 준비해야 한다는 의미는 비용이 추가로 든다는 뜻입니다. 기내에 비치되어 있는 손 소독제를 쓰기 위해 승객들이 움직일 때 감염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참 어려운 문제들입니다.

●어메니티 및 각종 키트의 구성
항공사 제공하는 어메니티 구성이 변할 수도 있습니다. 과거엔 특정 브랜드와 협력을 해 만든 물건을 만들어 항공사 브랜드를 강화하기도 했는데요. 이제는 그런 물품의 구성이 변화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물티슈, 소독제, 얼굴과 눈을 보호해주는 용품 등 럭셔리 또는 효용성을 강조하던 어메니티에서 앞으로는 위생과 건강을 콘셉트으로 하는 어메니티가 대세가 될 수도 있습니다.

●기내 소독
대한항공이 코로나19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기내 환경을 만들기 위한 항공기 기내 공기순환 시스템 및 헤파필터에 대한 특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대한항공 제공)2020.7.27/뉴스1
기내 소독을 꾸준히 하는 것도 중요한데요. 소독 약품에 대한 고민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자칫 소독 약품이 기내 부품을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이론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해서 쓴 소독제품들이 알고 보니 기내 부품을 손상시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독한 약품이 청소원과 승무원, 승객들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고요. 항공사로서는 비용 문제도 무시하지 못합니다. 국내 한 항공사는 사업분야에 ‘기내 소독’을 아예 넣어 버렸습니다. 즉, 코로나19 이후 기내 소독을 더욱 강화하고 늘려야 할 바에 외주가 아닌 자체 해결을 하겠다는 겁니다.

●쓰레기 처리
생물학적인 감염이나 바이러스 노출에 관한 문제의 연장인데요. 기내에서 생긴 쓰레기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 지도 새로운 고민거리입니다. 만약에 기내 쓰레기를 처리한 뒤 확진자가 나왔을 경우엔 이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이러한 것들에 대해 항공사들은 새로운 규정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화장실
화장실에 대한 지속적인 위생 관리는 기본입니다. 알코올이 함유된 스프레이로 소독을 권장하기도 하는데요. 스프레이가 자칫 화재 위험으로 이어지거나 화재 탐지기를 오작동 시킬 가능성에 대해서도 IATA는 지적합니다. 특히 화장실을 가기 위해서는 이동을 해야 하는데요. 가급적 항공기 내에서는 이동을 제한하려는 현재 방침들과 배치되는 부분일 수도 있습니다. 확진자 또는 고위험군 승객과 함께 화장실을 이용해야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화장실 이용에 대해서도 규정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탑승 준비 및 진행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가급적 탑승 때도 승객들 간 거리를 유지시키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행기 입구에서 승객들이 북적이는 장면을 자주 보셨을 겁니다. 좁은 항공기 복도에서는 승객들의 접촉이 불가피 합니다. 그렇다고 한명 씩 탑승시킬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탑승 준비에 엄청난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좌석을 크게 3등분해서 뒷좌석부터 승객을 탑승 시키는 등 효과적인 탑승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승무원이 승객의 짐을 들어줘야 하는지 문제(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기존 안전 교육 말고 위생 교육까지 추가해야 하는 문제 △산소마스크 착용 시 마스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승객들에게 의학적인 확인 사항을 어디까지 요구할지의 문제 △면세 판매 시 현금이 아닌 카드만 사용할지의 문제(현금의 위생 문제 때문) 등 작지만 가까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분들도 모두 고민거리입니다.

IATA는 이러한 내용들을 문서로 만들어 공유하면서 항공업계에 고민거리를 던져주고 있습니다. 정해진 답은 없습니다. 승무원 또는 항공업계 종사를 꿈꾸시는 분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취업의 문이 좁아져 있는 지금 이러한 읽을거리를 통해 깊이 있게 취업을 준비해보시는 건 어떨까합니다.

IATA 자료 관련 링크
https://www.iata.org/en/programs/safety/cabin-safety/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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